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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산타리타 120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4.30 17:27

수정 2012.04.30 17:27

[와인 이야기] 산타리타 120

와인 라벨에 적힌 숫자는 보통 알코올 도수나 포도의 수확연도(빈티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산타리타 120'에 적힌 '120'이라는 숫자는 알코올 도수도 빈티지도 아니다. 칠레의 독립투쟁 역사가 담겨 있다.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던 칠레는 1810년 독립을 위한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1814년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장군이 이끄는 부대는 란카구아전투에서 스페인 군에 대패한다.

필사적으로 도망쳐 목숨을 건진 오히긴스 장군과 그 부하들은 다행히 인근 포도농장을 발견하고 포도농장 주인의 재치 있는 대처로 지하 와인저장고에 몸을 숨긴다.


스페인 군인들이 들이닥쳤지만 포도농장 주인은 뜨거운 석탄이 가득한 화로를 던지며 그들이 지하 와인저장고로 들어오지 못하게 저지했고 오히긴스 장군과 장병들은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이후 오히긴스 장군과 장병들은 아르헨티나로 탈출한 후 전열을 정비해 칠레로 진격, 마침내 스페인군을 물리치고 1818년 칠레 독립을 쟁취한다.

칠레 독립에 공헌했던 이 포도농장이 바로 오늘날 칠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산타리타'다. '120'은 지하 와인저장고로 피신한 오히긴스 장군과 그 부하 장병 120명을 의미하는 것이다.
'산타리타' 와이너리는 이러한 칠레 독립 과정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120' 와인을 만들었다.

칠레인들의 위대한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산타리타 120'은 국내에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도네이 3종류로 선보이고 있다.
각 제품은 단일 포도 품종으로만 만들어졌으며 백화점, 대형마트, 와인숍 등에서 1만원대 중반의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유현희 기자 <도움말=롯데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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