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열둘남매키우는 김씨부부..그들에게 가족의 의미는?

박정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2 10:05

수정 2012.05.02 10:05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사는 김정수씨 가족. 김씨 부부와 12남매, 노모, 여동생, 며느리, 손자 등 18명이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사는 김정수씨 가족. 김씨 부부와 12남매, 노모, 여동생, 며느리, 손자 등 18명이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용인=박정규기자】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12남매를 키우고있는 김정수(51)·함은주(41) 씨부부에게 가족의 의미는 뭘까.

김씨부부의 2년 전 자녀수는 11명. 그해 경기도로부터 도내 최고 다둥이 가족으로 인증서까지 받았다. 2년 새 부부는 아들 하나를 더 낳았다. 이제 12남매다. 하나 키우기도 벅차다며 출산을 꺼리는 요즘, 경기도 최고 다둥이네의 가족의 의미는 ‘사랑’이다.

김 씨 가족은 12남매와 노모, 여동생, 며느리와 손자까지 무려 18명이 한 지붕 아래 산다. 큰아들인 김영광(23) 씨의 아내 김인아(22) 씨 뱃속에 있는 아이까지 합하면 총 19명이다.
막내아들 영훈(2)군이 영광 씨의 아들 도현(2)군보다 생일이 일주일 빨라 삼촌과 조카가 동갑내기다.

김 씨부부는 23년 전 결혼해 슬하에 아들 7명, 딸 5명을 뒀다. 결혼 초 출산계획은 보통 가정처럼 아들 하나, 딸 하나였다.

김씨는 "첫아이가 아들이어서 다음에는 딸이었으면 했는데 연달아 아들 둘을 낳았어요. 딸 하나만 얻고 그만 낳자 했는데 정말 넷째가 딸이었어요. 이제 그만 낳자 했는데 또 생기더라구요"라며 활짝 웃었다.

아이가 생길 때마다 양육비 부담에 낳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김씨부부는 하늘이 준 복으로 여겼다. 김씨는 "12번째 아들을 끝으로 이젠 정말 아이를 그만 낳자고 결심했다"고 했다. 남매가 12명이면 하루하루가 바람 잘 날 없을 것 같지만 김씨 자녀들은 사이가 좋아 싸우는 일이 별로 없다.

"아이들이 우애가 깊어요. 한번은 학교에서 다른 애들이 동생한테 못되게 굴었다는 애기를 듣고는 큰애 작은애 할 것 없이 떼로 몰려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참을 웃었죠."

물론 군기반장은 있다. 큰아들 영광 씨다. 영광 씨가 집에 없으면 둘째 영완(21) 씨가 동생들 간 문제를 조율하는 '포청천' 역할을 한다.

김씨 부부가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인성이다. 그래서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부모가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면서 아이들도 덩달아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됐다.

김씨는 "애들이 많다보니 선생님을 뵙기 위해 학교를 자주 찾는 편"이라며 "선생님께서 우리 애들이 학업성적은 좀 뒤쳐져도 인성교육만큼은 확실하다고 해 무엇보다 기뻤다"고 말했다.

다둥이네는 사교육을 받을 만큼 형편이 넉넉지 못하다. 쌀 100kg도 한 달이면 동이 난다. 방학이면 140kg의 쌀을 소비한다. 모자라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정도의 수입이 전부다.

성인이 된 큰애들이 일을 해 생활비를 보태고 동생들 용돈도 준다. 작은애들도 일찌감치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쓰기 시작했다. 서로 얼마를 벌었는지 경쟁하고 저축도 하면서 경제관념이 생겨 돈 귀한 줄 아는 아이들이 됐다.

김씨 부부에게 12남매는 인생의 전부다.
부부의 바람도 오직 ‘자녀들의 행복’이다.

"큰애부터 작은애까지 차를 주차할 수 있는 마당이 넓은 집을 하나 사고, 각 지역에 분가한 아이들의 집을 돌며 팔도유람을 하는 게 꿈이에요. 무엇보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

가정의 달을 맞아 보석하나 보다 열둘을 품고사는 다둥이네 집안은 핵가족시대에 가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wts14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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