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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2) 동아제약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7 17:06

수정 2012.05.07 17:06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2) 동아제약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동아제약도 약가인하의 충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약가인하로 인한 동아제약의 매출 손실액은 800억~9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단기 손실을 넘어 장기적인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혁신 연구조직을 구축하고 우수한 인재를 충원하는 등 글로벌 최초(First-in-class)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와 도전도 멈추지 않았다.

김순회 동아제약 연구본부장(전무·사진)은 7일 "단기는 물론 중장기 대응 전략을 단계별로 세워놓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위기 속에서도 혁신 신약 개발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위기 대응 전략이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12월에 발매한 자체 3호 신약인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플리바스'의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개량신약과 신규복합제 그리고 임상을 통해 효능이 확인된 일반의약품(OTC)과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품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및 바이엘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마케팅 및 영업 품목의 확대도 위기 극복 전략 중 하나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의 기반이 되는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연구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신약 개발 전략은.

▲국내 제약사가 부족한 부분인 약물 타깃 발굴부터 선도 물질 도출까지의 초기 단계 R&D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국적 제약기업과 국내 제약기업 간에 존재하던 '혁신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혁신 연구조직 구축과 우수 인재 충원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혁신 연구조직은 국내외 대학, 벤처 등과 협력해 약물 타깃을 발굴하고 이 타깃에 대한 선도물질을 도출한 후 자체적으로 또는 글로벌 제약기업과 공동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혁신신약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해외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생존율 제고, 치료시기 및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고 병인의 근본 치료 약물이 부족한 암, 치매 등이다.

―기업을 견인할 주요 파이프라인은.

▲2011년 말 발매한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은 500억원 규모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이다. 현재 시장에 순조롭게 진입하여 우수한 약물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국내 1300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제약사와 해외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중국 허가 당국에 임상시험 허가신청을 목표로 자체적으로 중국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는 42개국에 총 3억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고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이 마무리됐다. 지난해에는 일본 제약사와 전립선비대증을 적응증으로 한 기술이전 계약이 추가로 체결되는 등 발기부전 용도뿐만 아니라 간문맥 고혈압, 폐동맥 고혈압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국내외 임상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슈퍼항생제 테디졸리드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신약으로 현재까지 임상 결과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메타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과 같은 내성균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1일 1회 투여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어 기대가 높다.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바이오시밀러는 동아제약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개발 초기부터 일본 메이지사와의 공동개발 및 투자를 통해 글로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발매를 1차 목표로 단계별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인천 송도에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규격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전용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또 단백질의약품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도 품목별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직접 해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인 인터페론-베타는 환자가 많은 브라질에서 이미 현지 임상1상을 완료했고 올해 임상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불임치료제 FSH도 유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 신약개발의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나.

▲혁신 신약 개발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기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단독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연구를 통해 우수한 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하더라도 글로벌 임상 등 막대한 투자비를 마련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특히, 신약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임상2상 이후에는 다국적 제약사 등 투자자 확보가 가능한 만큼 투자 여력이 미흡한 국내 기업들이 임상2상 단계까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


-R&D 분야에서 정부 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과 R&D 세액 공제 확대가 필요하다.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등 신약 개발 지원책이 발표됐지만 정부 투자의 규모화와 집중화가 필요하다.
특히, 신약 개발 역량이 있는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해외 인허가, 마케팅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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