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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최고 시속 430㎞ 차세대 고속철 '해무' 타보니..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7 17:02

수정 2012.05.17 17:02

【 창원(경남)=홍창기 기자】"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고속열차(해무·HEMU-430X)는 앞으로 전국 주요 거점을 1시간30분대로 연결, 지역 간 교류 확대에 기여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강국 도약 및 고속철도 해외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전국을 1시간30분대로 묶어줄 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고속열차(해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에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등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제작한 최고 시속 430㎞급 차세대 고속열차를 국토해양부가 최초로 공개한 것. 해무는 동력분산식 고속전철 열차이며 바다의 안개 해무(海霧)처럼 미래를 기다리는 상서로운 의미와 빠르게 달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5년간 931억 투입…순수 국내기술로 개발

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의 등장으로 우리나라는 프랑스(575㎞/h), 중국(486㎞/h), 일본(443㎞/h)에 이어 세계 네번째 고속철도 기술보유국으로 도약하게 됐다. 해무는 국토해양부가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지원한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을 투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총괄기관으로 현대로템이 차량 제작을 맡는 등 50여개 기관이 참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지만 이 고속열차는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과 공력 해석에 따른 설계, 차량 경량화 등 최신 기술도 적용됐다.
기존 KTX와 KTX-산천의 경우 맨 앞과 뒤에 있는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집중식인데 비해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는 각 객차에 엔진이 분산 배치되는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을 적용해 가·감속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해무가 시속 3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33초로 기존 KTX와 KTX-산천보다 2분 정도 단축, 역과 역 사이가 짧은 우리나라의 실정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해무가 상용화되면 현재 KTX로 2시간25분 걸리는 서울~부산 주행시간이 1시간43분(시속 350㎞로 주행 시)으로 줄어들고 현재 2시간52분 걸리는 서울~광주 주행시간도 1시간11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총괄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기환 박사는 "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은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력을 보유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무 직접 시승해보니

지난 16일 창원중앙역에서 공개된 해무의 외부는 유선형 설계가 돋보였다. 유선형 설계는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인데 이를 통해 해무는 시속 300㎞에서의 공기 저항을 약 10% 감소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이게 된다. 외부 디자인도 프랑스와 일본, 독일 등의 고속열차 디자인과는 차별화됐다. 대륙을 달리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에 전통적인 한국 특유의 이미지를 더했기 때문이다.

해무의 차체도 알루미늄 압출재로 제작해 강도는 높이면서 두께는 줄여 기존 KTX-산천 대비 5% 가벼워졌다. 이날 시승식에서 해무는 창원중앙역과 진영역 구간을 시속 150㎞로 운행, 소음도 개선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차량의 이음매 부분 등도 최적화 제작해 소음도 기존의 KTX와 KTX-산천보다 5데시벨(㏈) 개선됐다는 것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측의 설명이다.

해무의 내부는 현대적 감각의 실내디자인이 적용됐고 객실공간은 기존 KTX나 KTX-산천보다 넓고 쾌적했다. 개인별 승객좌석 액정표시장치(LCD)의 탑승열차 위치 등 다양한 열차운행 정보와 도착역 알림, 승무원 원격호출 서비스 등도 신선했다.


이 밖에도 지능형 스마트 센서를 이용한 객실공기 청정도 자동감시와 화장실 긴급 상황 감지알림 등 첨단 정보기술(IT)도 해무에 적용됐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시승식에서 "우리나라도 최고 시속 430㎞의 해무를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면서 "연간 약 250조원으로 추정되는 고속철도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무는 부산고속철도차량기지에 시운전단을 구성해 올해 하반기 최고 시속 430㎞ 시험을 거쳐 오는 2015년까지 10만㎞ 주행시험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ck7024@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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