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환불하려고 전화했더니 돌아온 말은..”


결제 쉬운 앱, 환불은 어렵다

#. 서울 화곡동에 사는 A씨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 결제됐다면서 평상시 요금의 10배인 50만원이 부과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7세 아들이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여러 차례 결제한 것. A씨는 게임업체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게임업체 측에서는 환급해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일부를 겨우 돌려받았다. 하지만 모든 신청인이 비용을 돌려받는 것은 아니며 해당 사업자의 고지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내에서 모바일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삼성, 애플, 구글, SK텔레콤, KT, LG U + 등 6개사 약관이 애플리케이션 환급을 인정하지 않아 소비자와 분쟁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앱스, 애플 앱스토어, SK텔레콤 T스토어, KT 올레마켓, LG U + 스마트월드 등 5개 오픈마켓 약관은 소비자가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한 후 취소하는 '청약철회'를 부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글플레이 약관도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후 15분 이내만 청약철회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사실상 환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 출범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의 콘텐츠의 거래 및 이용 분쟁 조정은 지난해 626건, 올해 5월 11일까지 952건으로 급증했다.

김재철 법무법인 백상 변호사는 "6개 모바일 오픈마켓 약관은 디지털콘텐츠 거래에 대한 청약철회권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픈마켓의 디지털 콘텐츠거래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콘텐츠산업진흥법의 적용을 받는다"면서 "애플리케이션 청약철회권(구매 취소)을 인정하지 않는 약관의 해당 부분은 두 가지 법에서 무효"라고 말했다.

또 모바일 오픈마켓 약관이 소비자의 단순변심에 따른 구매 취소를 부인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표시광고된 내용과 다른 디지털 콘텐츠가 제공되거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 소비자 단순변심에 의한 구매 취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효"라면서 "국내 모바일 오픈마켓 6곳의 청약철회권에 관한 약관은 전면 검토 및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거래에서 첨단기기인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 노인 등에 대한 보호의 목소리와 오픈마켓 사업자·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종수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는 "비대면거래인 전자상거래에서 조작에 익숙하지 않고 관련 지식이 적은 노인 등 계층의 조작실수로 인한 구매에 대한 철회가 필요하다"면서 "모바일 콘텐츠는 반환비용 부담의 문제가 적어 청약철회 이행이 쉽다"고 밝혔다.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임병옥 사무국장은 "다운로드형 애플리케이션 청약철회를 인정하면 소비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실컷 이용하고 환급받는 남용 우려가 있다"면서 "다만 사업자와 개발사가 책임을 미루는 경향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며 업계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