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히든챔피언 많은 이유? 네트워크 활용을 잘하기 때문”

'독일에는 왜 히든챔피언들이 많을까.' '독일 기업들은 가업을 이어가면서도 수많은 시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어떻게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이들 기업이 가업을 승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히든챔피언 전문가인 독일 만하임 대학의 윈프리드 베버 교수(사진)가 강연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한국의 가업승계 2·3세들의 궁금증을 하나 둘씩 풀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센터에서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회장 강상훈) 주최로 마련된 초청 강연회를 통해서다.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는 고성장·고실적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 또 회사 시스템은 간결하고 명확해야 한다. 혁신도 기업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특히 CEO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오픈 마인드를 갖고 꾸준하게 네트워크 확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라."

베버 교수의 말 역시 간결하고 명확했다. 특히 그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번 강조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들은 네트워크를 굉장히 잘 한다. 여기서 회사의 인수합병(M&A), 사업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기업간 윈-윈 전략 등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가업승계를 할 때도 네트워크를 잘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가족 내에서 후계자를 찾아야 할지, 또 그들 중 누가 적임자인지, 아니면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할지에 대한 자문도 모두 네트워크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베버 교수는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젊은 팔로어(후계자)가 필요하다. 여기엔 남자나 여자를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 히든챔피언 기업 가운데는 여성이 경영 전면에 나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회사도 많다"며 "특히 팔로어를 결정할 때는 압력을 가하기보다는 그(또는 그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일에 비해 가부장적이고 후계자들에게 혹독한 경영수업을 시키려는 국내의 가업승계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말이다.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의 강점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평균 20년가량의 경영자 재임기간, 임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동기 부여 및 비전 제시, 그리고 낮은 이직률, 지속적 교육을 통한 질 높은 근로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정신 등이 그것들이다.

"이직률을 살펴보면 미국은 평균 30.6%로 매우 높고 오스트리아 9%, 스위스 8.8%, 독일 7.3% 등이다. 그런데 히든챔피언은 이직률이 2.7% 정도로 매우 낮다. 많은 인재가 평생 같은 회사에 남아 목표를 함께하는 것이 히든챔피언의 경쟁력이다."

특히 여기서 높은 수준의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족기업은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나라들의 경우 2세, 3세로 승계가 이뤄지면서 낭비하는 경향이 심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앞선 세대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후대 경영인들에게 잘 전달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