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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계의 세계은행’ GCF 사무국 유치성공(종합)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0.20 14:12

수정 2012.10.20 14:12

【인천=서혜진 기자】 우리나라가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WB)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유치에 성공했다.

GCF는 2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차 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사무국 유치도시를 인천 송도로 결정했다.

이번 유치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국제기구 인력 상주와 각종 국제회의 개최 등으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도 기대된다. 송도는 진정한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투표는 오전 10시 20분께 시작돼 2시간가량 진행됐다.
투표는 이사국 24개국이 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非)이사국 유치 후보국 3개국은 옵서버로 참석했다.

유치 신청국 6개국을 놓고 득표율이 가장 낮은 국가를 차례로 탈락시켜 유치국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투표에서 우리나라가 유치국으로 결정됐다. 구체적인 투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선정 결과는 12월 초 카타르에서 열리는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승인받으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기후변화 관련 국제금융기구로, 지난 2010년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당사국 총회(COP)에서 이 기금의 설립이 승인됐다.

기금 규모는 2020년에 연간 1천억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기금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11월말 카타르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에도 기금을 계속 확충할 전망이어서 규모 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넘어설 수도 있다.

GCF 사무국 유치로 우리나라는 중량감있는 국제기구를 처음 유치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특히 기후변화 분야에서 원조 규모가 세계 2위인 독일을 제치고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정부는 자평하고 있다.

이번 유치로 우리나라가 얻는 유·무형의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GCF와 직원들의 금융서비스·지출 수요에 따른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 GCF 관련 부수적인 각종 국제회의와 행사 등에 따른 숙박·관광·교통 등 서비스산업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글로벌 녹색성장 논의에서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와 리더십이 강화하는 무형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송도가 스위스 제네바, 독일 본이라는 국제도시와 경쟁해 승리함으로써 국제업무 중심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중요한 성과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치확정 기념 기자회견에서 "경제적 효과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부수적인 회의, 관광, 숙박, 금융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우리 기업이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프로젝트 정보를 획득하고 참여하는데 훨씬 유리해진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더 중요한 건 인류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와 공동 노력하면서 우리나라가 센터로 커나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센터(GTC)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GCF 임시사무국은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송도의 국제기구 전용빌딩인 아이타워(I-Tower)로 이전을 시작하고, 내년 중 정식 사무국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유치 성공에 따라 2014~2017년 모두 4000만달러를 신탁기금 형식으로 지원한다. 유치신청서 제출했을 당시 우리가 내놓은 공약이다.

박 장관은 이날 GCF 사무국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4000만달러 외에 추가 지원을 공언했다.
녹색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회원국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했다.
낮 12시 48분께 회견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 이래 세계 최대 국제기구가 들어오는 것은 전 국민이 아주 큰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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