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치료가 힘든 아토피 피부염에 한약재 질경(도라지) 효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9 16:06

수정 2012.11.19 16:06

아토파인한의원 김정진 박사(왼쪽)가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약 처방과 함께 침 치료를 하고 있다.
아토파인한의원 김정진 박사(왼쪽)가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약 처방과 함께 침 치료를 하고 있다.

치료가 힘든 아토피 치료에 도라지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한의대 배현수 교수와 아토파인한의원 김정진 박사는 국내산 도라지인 한약재 길경을 김치유산균으로 발효시킨 '발효 도라지'가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일본 국제 약리 학술지(Biol. Pharm. Bull.)에 발표됐다.

■아토피, 치료 힘들어 고통

연구팀은 아토피가 발현된 쥐(NC·NGA)에게 발효도라지를 먹인 결과, 면역세포의 Th1, Th2 밸런스를 조절해 피부의 면역기능의 밸런스 향상을 통해 아토피에 대한 치료 및 예방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아토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Th2가 증가하고 Th1이 낮아져 있는 경향을 보인다. 발효도라지를 먹인 후에는 Th2가 억제되고 Th1이 증가했다.

또 아토파인한의원에서 지난 2011년 2~9세 22명의 아토피 환자에게 12주간 발효 도라지가 들어있는 생약제를 복용시킨 결과 64.4%에서 증상 개선수치가 확인됐다.

배현수 교수는 "도라지가 김치유산균과 만나서 면역조절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이러한 매커니즘을 통해 아토피 개선효능을 증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질병이다. 특히 밤에 심한 가려움이 주 증상이므로 아이들에게 수면장애, 학습장애, 우울증, 이차감염 등이 동반된다. 현재 치료방법으로는 면역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해 낫지 않으면 만성화되는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여러가지 민간요법들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가 있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면역치료에 효과있는 질경(도라지)

한방에서는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감기예방과 치료에 도라지인 질경을 많이 사용해 왔다. 질경이 해열제처럼 열이 나는 증상만을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싸우게 되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근본적으로 높여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는 질경이 들어가는 처방이 무려 280여가지나 된다. 이 약재는 우리나라 야산의 곳곳에 자생하는 식물로 추석 즈음 채취해 가을 환절기 질환에 많이 사용돼 왔다.


김정진 박사는 "그동안 질경을 임상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아토피 환자에게 사용해본 결과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체계화해 논문으로 발표하게 됐다"며 "스테로이드제가 함유된 피부치료제가 피부 면역력을 저하시켜 아토피를 중장기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오랜 기간 한약재로 사용된 질경으로 아토피에 대한 근본 치료가 가능해지는 길을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로 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
김 박사는 "면역 억제제의 남용은 피부 면역력을 저하시켜 아토피 환자에게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오랜 기간 한약재로 사용돼 왔던 도라지를 김치유산균으로 발효시킴으로써 효능을 증폭시켜 아토피용 천연물신약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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