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채소와 몸짱/윤무경 농촌진흥청 채소과장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7 17:37

수정 2012.12.07 17:37

[특별기고] 채소와 몸짱/윤무경 농촌진흥청 채소과장

지난해 한국 채소기술 보급을 위한 베트남 출장 때의 일이다. 현지 안내인과 하노이 시내를 돌아보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한 몸매 좋은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안내인들이 베트남 말로 서로 수군대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그 여자가 체형은 통통한 외국 여인인데 베트남인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베트남에서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사람은 쉽게 볼 수 없고 보기 좋을 정도의 체격이라도 거의 외지인처럼 여긴다는 사실. 베트남 식단의 간소함과 인스턴트 식품이 없는 채소·과일 위주의 식단에서 그들이 슬림한 비결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부모님들의 검소했던 세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살찐 사람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에서 풍성해진 식단으로 국민의 영양수준이 개선됐지만 한편으로는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대한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현재 '적당'의 수준을 넘어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영양 과잉'은 우리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걱정거리이며 선진국들은 사회운동으로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5 a day vegetable', 영국의 'Eat 5 Colors A Day', 호주의 'the Go for 2 Fruit & 5 Veg Campaign'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캠페인의 결과 비만도가 낮아졌으며 암 발생률도 감소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농업인, 소비자, 의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족건강365본부'가 발족돼 '하루에 3번, 6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5색으로 맞춰 먹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작된 캠페인이고 국민에게 균형 잡힌 채소와 과일 식단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어 원예와 채소를 연구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고무적이다.

흔히 다이어트를 위해 육류보다는 칼로리가 낮은 채소와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라고 한다. 물론 적당한 육류의 섭취는 필수이며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식품의 적절한 섭취라는 전제하에 다이어트를 위해 조금 더 강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단연코 채소와 과일이 아닐까.

오색의 컬러푸드가 아니더라도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채소 등을 충분히 거리감 없이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으며 식물체에 들어 있는 각종 피토케미컬 등은 특정 질병을 예방·치유하기 때문에 부차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우리가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채소는 100여종에 이르고 그 각각의 채소들은 저마다 독특한 무기질, 비타민, 피토케미컬 등을 함유하고 있어 일일이 어디에 좋은지를 구구절절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채소 그 자체가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가 건강을 위한 제1의 파수꾼이며 몸짱이 되기 위한 핵심 처방임을 다시 한 번 역설하고자 하며, 흔하디 흔한 채소가 아닌 고귀하고 소중한 채소임을 서로에게 알렸으면 한다.
또한 신선한 채소를 생산하는 농업인, 탐스러운 품종을 육종·재배하는 농업연구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사랑도 함께 견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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