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국내 조사료시장의 새 희망/안상천 ㈜하이드로팜 본부장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25 17:02

수정 2013.02.25 17:02

[특별기고] 국내 조사료시장의 새 희망/안상천 ㈜하이드로팜 본부장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사료용을 포함한 식량 자급률이 22.6%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속한다. 더욱이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곡물 생산국의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은 세계 곡물 생산 및 수출량 감소를 가져왔다. 이는 그동안의 주기적인 성격을 띠고 나타나는 일시적 애그플레이션 현상과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료 곡물을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가격이 들썩일 때마다 축산물 가격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 가지 국내 사료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희망이 있다. 바로 농업과 정보기술·생명공학(IT·BT) 신기술을 접목한 신선새싹사료 공장의 등장이다.


신선새싹사료는 풀을 먹는 가축에게 신선한 풀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신선새싹사료 식물공장은 넓은 초지 없이, 날씨와 기후에 관계없이, 신선하고 소화흡수율이 높은 사료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는 보리와 같은 씨앗을 파종해 1주일 만에 비료와 농약 없이 물만으로 키워서 새싹 상태로 공급하는 새싹사료로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한 사료 역할을 하는 싹과 뿌리에 있는 전분은 당화돼 농후사료와 조사료의 장점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사료다. 그뿐만 아니라 농업실용화재단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료의 3대 요소인 조단백이 20%, 조섬유가 11%, 대사기능에너지가 12MJ/㎏으로 나타났고 다양한 종류의 무기질과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 특히 지방의 70% 이상이 오메가3 필수지방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새싹사료를 가축사료로 사용하면 사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보리새싹과 같은 신선조사료는 기본적으로 영양성분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소화흡수율이 높아 사료 전환율이 우수해 축종에 따라서는 최대 50%의 절감 효과가 있다. 또한 가축 면역력이 향상된다. 지난해부터 치료 목적이 아닌 항생제는 투여가 금지됨에 따라 신선조사료에 함유된 항산화제는 가축의 몸을 중성화해 면역체계를 향상시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가축 질병에도 잘 견디게 한다. 안전성이 검증된 국내산 사료를 통해 해외 유래 악성 전염병으로부터 더욱 효과적으로 사람과 가축을 보호하는 것은 식량 자급률을 올리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더불어 축산업은 기본적으로 번식률이 높아야 소득이 증대되므로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신선새싹사료 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은 안정적인 곡물 공급이다. 이미 국내에서 생산되는 곡실이 부족해 수입해 쓰자는 의견이 팽배하다. 보리는 지난해부터 정부 수매가 중단되면서 재배면적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반복개념을 도입한 사료용 곡물의 대체가 필요하다. 즉 여름철에는 국민이 먹는 식량을 생산하고 겨울철에는 사료를 생산한다면 곡물 자급률을 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 사료용 옥수수, 사료용 벼, 청보리, 귀리, 트리티케일, 호밀, 총체밀 등의 품종 개발 및 재배기술을 오랫동안 연구·축적해 온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식량과 사료를 동일시하는 대승적 차원의 위상을 정립할 때가 됐다.

곡물소비 증가와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저하로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식량 및 사료비가 급등하고 있다.
겨울철 농경지를 최대한 활용해 수입곡물을 대체하고 신선조사료로 자급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지혜가 절박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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