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봄처럼 화사한 농촌 일구자/김욱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25 22:24

수정 2013.02.25 22:24

[특별기고] 봄처럼 화사한 농촌 일구자/김욱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

1주일 후면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다가온다. '놀랄 경(驚)'자에 '겨울잠 잘 칩(蟄)'자를 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얼음장을 뚫고 솟아오를 준비를 하는 생명의 기운들이 겨우내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농업인들의 가슴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농업인들은 국내 농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유무역협정(FTA) 개방에 따른 수입 농산물 확대(57.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게다가 도시 거주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3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45.1%, 2011년 39.1%로 매년 5~6%씩 줄고 있는 추세로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매년 줄고 있는 것이다. 수입 식품에 대한 소비량이 증가하면 국내 농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 농업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경쟁력 강화와 함께 농촌의 소득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러 나라와의 FTA이행에 따른 농산물 시장개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생산, 유통, 소비, 수출입 관련 제도와 정책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을 통해 우리 농업의 '수출농업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먼저 국산 농산물의 품질경쟁력 제고를 통한 시장차별화가 중요하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에 부응할 수 있도록 수입 농산물에 비해 친환경적이며 보다 안전한 농산물이 생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품종 육성 및 보급체계를 확립하고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기술보완과 부가가치 증진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FTA 취약품목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취약품목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초기반 및 실용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 농업인들의 실질적인 피해보상과 관련된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 현행 피해보전 직불제는 당초 취지대로 FTA 이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수입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여러 나라와의 FTA가 동시에 이행되면서 발생하는 불특정 다발성 간접피해에 대해서는 직불제 개편.통합 또는 소득 안정보험 도입과 같은 종합적인 소득안정장치를 마련하여 대체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는 농촌에 살고 있는 농업인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농촌의 문제가 바로 우리 밥상과 직결된다는 의식과 함께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올해는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 등으로 농업과 식품산업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농산물 생산 지원 중심에서 유통과 수출, 식품산업 육성, 수급안정,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이 꼭 함께 발전해야 한다. 식량주권과 먹을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농업, 협동.상생의 가치가 숨 쉬는 희망의 농촌, 우리의 밥상을 책임지는 농업인들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 유관기관, 국민 모두가 협력해 농업을 경쟁력 있고 희망 있는 산업으로 만들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농업.농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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