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우리집 건강 주치의] 정성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1 14:52

수정 2013.03.21 14:52

[우리집 건강 주치의] 정성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요통은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일생에 한 번씩은 겪는 질환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는 요통이 흔한 질환이지만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리통증을 겪는 환자들은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허리통증의 대표적인 디스크(추간판탈출증)은 그냥 두면 2~3년 후에는 좋아진다. 이 때문에 외과 의사들은 수술할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해 통증 관리에는 소홀하다. 21일 정 교수에게 허리통증 관리와 수술에 대해 알아본다.


―허리 통증은 왜 생기나.

▲디스크는 반복적으로 사용해서 문제가 된 퇴행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허리를 사용하다 보면 허리에 있는 물렁뼈가 약해져 뒤로 밀고 나오는 것이다. 물렁뼈를 받치고 있는 쿠션이 약해져 삐져 나오면서 신경이 눌리게 된다. 또 물렁뼈 속에는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PLA2)이 포함돼 있는데 이 물질이 신경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 통증은 1년 반 가량 아프면 낫게 되고 2~3년 후에는 100% 좋아진다.

허리를 삐끗한 경우는 디스크가 아니라 근육경련이 일어난 확률이 높다. 1~2주 정도 통증이 있는 것은 디스크가 아니다. 이 때 누워서 쉬지 말고 근육을 풀어줘야 하므로 걷기 등 몸을 움직여주는 게 빨리 낫는다.

―10대들이 걸리는 디스크도 퇴행성인가.

▲허리의 퇴행성 변화는 1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특히 유전적으로 허리가 약한 경우 더 일찍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 중에는 12세도 있는데 역시 퇴행성으로 인한 것이다. 생각보다 젊은 환자들이 많은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환자가 50%를 차지한다. 젊은 사람들은 요추 4, 5번에서 디스크가 많이 발생하고 2, 3번 요추에 발생하는 디스크는 40대 이상이 많다. 아마 4, 5번 디스크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2, 3번이 안좋아지는 것 같다. 또 젊은 사람들은 디스크에 걸리면 앞쪽 다리가 저리고 나이든 사람들은 뒷쪽 다리가 저리는 특징이 있다. 보통 물건을 집거나 교통사고가 났는데 디스크에 걸렸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디스크는 그 때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미세한 충격으로 약해져 있던 디스크가 그 때 튀어나온 것이다.

―허리 통증이 있으면 무조건 참아야 하나.

▲급성 통증이 생겼을 때 관리를 해줘야 한다. 디스크는 통증을 참으면서 견디면 튀어나온 물렁뼈가 조금씩 몸 속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못된 상식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진통제는 급성 통증이 만성 통증으로 가는 것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진통제를 꼭 먹어야 한다. 반면 사람들은 소염제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하지만 소염제는 급성으로 1~2달 복용하는 것이지 자주 먹으면 위, 신장, 심장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 생활패턴을 바꿔야 한다. 허리를 휴대폰 폴더처럼 접는 것은 허리에 가장 좋지 않은 행동이다. 예를 들어 체력장 할 때처럼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던지 바닥에 물건이 떨어졌을 때 허리만 굽혀서 집는 행동이 그것이다.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는 상체만 약간 들어줘야 하고 물건을 집을 때는 무릎을 구부린 자세로 집어야 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몇 %인가.

▲환자 100명 중 2~3명은 수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수술이 정말 필요한 경우인데 안 받는 사람들이다.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된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이다. 디스크로 인해 대·소변을 보지 못할 정도로 마비가 왔을 경우나 약으로 통증이 해결이 안돼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특히 어린 나이에 디스크에 걸렸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젊을 때는 나이든 사람과 달리 찐득찐득한 디스크가 막을 밀고 나오기 때문에 몸 속으로 흡수가 잘 안돼 오래가고 아프다. 반면 나이가 들어서 디스크가 있는 사람들은 물렁뼈가 푸석푸석한 상태라 몸에 흡수가 잘 돼 빨리 낫는다.

―수술은 어떻게 하나.

▲수술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많이 하는 것은 2~3㎝ 절개해 현미경을 보면서 튀어나온 물렁뼈를 제거해주는 것이다. 이 수술은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술은 준비 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며 6~7일 입원하면 된다.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은.

▲허리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허리 근력을 강화해주는 운동으로 가장 좋은 것은 걷기다.
꾸준히 걷는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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