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대한변리사회 전종학 부회장

"한국의 울타리에 안주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부회장(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은 '울타리'를 빗대어 '지식재산의 글로벌화'를 역설했다.

전 부회장은 "한동안 내수 시장 권리 확보 차원의 특허출원을 하던 국내 기업들이 내수시장의 한계와 세계화로 국내 기업의 국제특허출원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게 됐다"면서 "이처럼 해외 출원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국제분쟁도 늘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국제분쟁에서 세계 각국의 관련 동향과 제도 변화에 대한 정보는 승패를 가늠하는 요소가 됐다"며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분쟁 시 해외 각국의 지식재산 정보를 얻기에는 언어적·지리적으로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동일한 언어를 매개체로 각국의 지식재산 정보를 보유한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으면 글로벌 지식재산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묘안을 떠올렸다.

전 부회장은 동분서주하면서 이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바로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한인 지식재산 전문가를 하나로 결집하는 '세계 한인 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World Intellectual Property Association of Korean Practitioners)'를 창립하는 것.

그는 "WIPA는 동일한 언어를 매개체로 각국의 지식재산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어 한국이 글로벌 지식재산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창조경제의 생태계 조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소개했다.

지식재산을 다루는 변리사인 그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우리 기업이 특허괴물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사례를 지켜본 게 한두 건이 아니다.

그는 "최근 고객사 중 하나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인데, 미국의 특허괴물에 연달아 소송을 당했지만 오히려 소송을 포기한 채 합의를 했다"며 "이는 미국의 소송절차가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다 미국의 특허괴물이 이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기업들에 경고장을 무작위로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결국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어쩔 수 없이 합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전 부회장은 중국의 지식재산 성장과 변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특허출원을 하면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신경쓰는데,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몇년 내 특허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로부터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특허소송을 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삼성이라는 초글로벌 기업의 잔치에 취해 진정 우리의 현주소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