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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짜리 흉물’ 씨앤백화점 투자자의 ‘눈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16 16:35

수정 2013.06.16 16:35

지난 2007년 착공에 들어간 서울 신림동 '씨앤백화점'이 C&그룹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으로 수년째 흉물로 방치되면서 투자자들의 대출 이자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씨앤백화점.
지난 2007년 착공에 들어간 서울 신림동 '씨앤백화점'이 C&그룹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으로 수년째 흉물로 방치되면서 투자자들의 대출 이자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씨앤백화점.

공사 중단으로 수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서울 신림동 '씨앤백화점'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담보신탁 1순위 수익자인 농협은 뚜렷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투자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죽어가는데 당사자간 원만히 해결해라?"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씨앤백화점 공사 비용으로 지난 6년 동안 2000억원 이상이 투입됐으나 진행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투자금 행방은 묘연해졌다.
그 사이 투자자들이 대출 이자로 낸 돈만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돼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도 다수다. 상당수는 신림동 노인들이다.

씨앤백화점 대책협의회 장영학 회장은 "분양 초기 신림동 주민 중 판촉 전화를 안 받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시행사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계약한 사람들이 대부분 동네 노인들로,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다 날린 것"이라고 분개했다.

투자자들은 부도가 난 시공·시행사도 문제지만 후속조치에 무관심한 농협과 금융당국 역시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장 회장은 "공사 중단 후 농협은 별다른 대안이 없는데도 사태를 수년째 질질 끌고만 있다"며 "농협이 원하는 가격을 써내 다른 시공사를 찾든지, 공개입찰을 하든지 등 선택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농협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고 우리 역시 대출 이자로 골병이 들었는데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지금도 매입 의사가 있는 곳이 있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감독원에 수차례 민원을 넣어 빠른 해결을 촉구했지만 사안이 복잡하다며 당사자들끼리 원만히 해결하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면서 "최근 바뀐 담당자도 농협측 말만 듣고 같은 말만 반복한다"고 주장했다.

■2000억 공사, 수년째 흉물로

지난 2007년 3월 C&그룹 계열인 C&우방은 서울 신림역 사거리 인근에 연면적 3만9670㎡, 지하 7층∼지상 12층 규모의 '씨앤백화점' 분양에 들어갔다. 당시 C&그룹 계열 시행사인 플레이쉘은 백화점이 위탁 운영해 수익률을 배분해주는 '분양 후 위탁 운영'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업계 최초의 백화점 분양이었고 C&우방의 연 11% 수익보증서 발행, 책임준공 보증서 교부 등 유혹에 혹한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다. 이렇게 모인 투자자만 756명, 전체 분양대금 3000억원 중 선투자액만 1200억원에 달했다. 이후 시행사는 농협으로부터 PF 대출을 통해 800억원을 빌려 총 2000억원을 갖고 착공에 들어갔다. 입점은 2009년 3월로 계획돼 있었다.

그러다 C&우방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씨앤백화점은 공사 중단 위기에 처했다. 곧 금호산업이 도급 형태로 새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사업은 재개되는 듯 보였다.


금호산업은 그러나 지난해 3월 공사를 포기했다. 일부 분양자들이 분양가 인하 등을 요구하며 중도금 납부를 거부해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C&우방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떼인 하청업체들도 공사 현장에 몰려가 유치권 행사를 시작하며 공사는 현재 완전 중단됐고 투자자들의 백화점 입점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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