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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단물 빠진 브릭스,글로벌 자금 대거 이탈 시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6 03:18

수정 2013.08.06 03:18

올 들어 신흥 경제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서 곧 출구전략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동안 신흥시장으로 유입됐던 핫머니가 썰물 빠지듯 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브릭스 국가는 지난 10년간 세 차례에 이은 미 양적완화(QE)의 최대 수혜를 봤던 지역이다. 미국이 세 차례에 걸쳐 자산을 매입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자 전 세계 각국의 투자자금은 보다 높은 금리를 좇아 이들 신흥국가로 물밀듯이 흘러 들어갔다.

지난 2001년 당시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짐 오닐이 브릭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전 세계의 투자자금은 이들 브릭스 국가로 향했다.

유럽 및 미국이 부채위기 및 성장세 둔화로 고전했던 당시만 해도 이들 브릭스 국가는 글로벌 성장세를 유인하는 구원투수였다.

그러나 최근 브릭스 시장의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N머니가 전했다.

투자자들도 점점 발을 빼는 모양새다. 브릭스 개별 국가로 봤을 때 올 들어 지금까지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와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21%, 19% 가라앉았다. 러시아의 미섹스 지수 및 인도의 선섹스 지수는 각각 7%, 1%가량 주저앉았다. 이들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낙폭이 가장 컸던 브라질 증시의 경우 자산 가치가 올초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반면 이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 상승했다.

또 이들 브릭스 4개국의 기업들로 구성된 아이셰어(iShare)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브릭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한 해 동안 14% 떨어졌다. 지난 5년간 MSCI 브릭스 ETF의 상승률은 무려 27%에 달했다.

제프리스의 투자전략가인 션 다비는 "브릭스 국가 시장은 앞으로 '숙취'나 '소화불량'에 해당하는 조정기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뿐 아니라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브릭스 국가들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수년간 미국의 양적완화와 맞물려 급격히 유입됐던 핫머니가 미 출구전략 시작과 함께 급작스럽게 이탈하기 시작한 상황을 '숙취'와 '소화불량'에 비유한 것이다.
전 세계 각국 투자자들이 앞서 이들 브릭스 국가로 무리하게 쏟아 부은 투자자금이 미 출구전략과 동시에 빠져나가면서 브릭스 경제가 휘청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