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곧 출구전략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동안 신흥시장으로 유입됐던 핫머니가 썰물 빠지듯 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브릭스 국가는 지난 10년간 세 차례에 이은 미 양적완화(QE)의 최대 수혜를 봤던 지역이다. 미국이 세 차례에 걸쳐 자산을 매입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자 전 세계 각국의 투자자금은 보다 높은 금리를 좇아 이들 신흥국가로 물밀듯이 흘러 들어갔다.
지난 2001년 당시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짐 오닐이 브릭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전 세계의 투자자금은 이들 브릭스 국가로 향했다.
그러나 최근 브릭스 시장의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N머니가 전했다.
투자자들도 점점 발을 빼는 모양새다. 브릭스 개별 국가로 봤을 때 올 들어 지금까지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와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21%, 19% 가라앉았다. 러시아의 미섹스 지수 및 인도의 선섹스 지수는 각각 7%, 1%가량 주저앉았다. 이들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낙폭이 가장 컸던 브라질 증시의 경우 자산 가치가 올초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반면 이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 상승했다.
또 이들 브릭스 4개국의 기업들로 구성된 아이셰어(iShare)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브릭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한 해 동안 14% 떨어졌다. 지난 5년간 MSCI 브릭스 ETF의 상승률은 무려 27%에 달했다.
제프리스의 투자전략가인 션 다비는 "브릭스 국가 시장은 앞으로 '숙취'나 '소화불량'에 해당하는 조정기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뿐 아니라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브릭스 국가들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수년간 미국의 양적완화와 맞물려 급격히 유입됐던 핫머니가 미 출구전략 시작과 함께 급작스럽게 이탈하기 시작한 상황을 '숙취'와 '소화불량'에 비유한 것이다. 전 세계 각국 투자자들이 앞서 이들 브릭스 국가로 무리하게 쏟아 부은 투자자금이 미 출구전략과 동시에 빠져나가면서 브릭스 경제가 휘청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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