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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폭스바겐을 떠난 이유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의 르노삼성 깜짝 이직 발표는 파급력이 크다.

우선 이직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의문이 나왔다. 올해 재임 9년째인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데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박 사장의 이직은 철저히 보안이 유지된 상태에서 두 회사가 같은 날 퇴직과 영입 발표를 냈다.

업계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의 이직은 마치 야구계의 스타 플레이어가 본의 아니게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돌이켜보면 그의 이직은 지난해부터 불었던 수입차 업계의 임원 교체와 연장선상에 있다. 딜러사의 투서로 아우디의 마케팅 임원이 교체되면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대한 독일 본사의 간섭이 심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판매실적으로 보자면 최근 폭스바겐의 국내 성장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골프 7세대와 티구안, 폴로 등을 무서운 속도로 팔아치웠다. 이 정도면 한국에서도 '국민(VOLKS)의 차(WAGEN)'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한 독일 본사 측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일부 직원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갈수록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동훈 사장의 이직 소식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그간 수입차 업계의 장수 CEO로는 BMW의 김효준 사장과 폭스바겐의 박동훈 사장, 포드 코리아의 정재희 사장, 혼다 코리아의 정우영 사장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김효준 사장과 박동훈 사장이 언급되지 않는 기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두 CEO에 대한 독일 본사의 대우는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BMW는 지난 상반기 국내 언론에 신선한 소식을 전했다. 독일 본사가 BMW 코리아 김효준 사장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내용이다. BMW 코리아는 뒤이어 인천에 BMW 드라이빙센터 착공이라는 희소식을 전했다.
현지 사장의 목소리에 본사 측이 힘을 싣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김 사장은 착공 당일 기자들 앞에서 "중국시장이 더 크긴 하지만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본사를 꾸준히 설득한 것이 결실을 이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과연 박동훈 사장은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만큼 '사람'에 대한 이슈가 늘어난 것도 당연지사. 실적만큼 사람도 소중히 여기는 시장으로 성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