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태양광시장 공격투자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6 04:03

수정 2014.11.03 12:32

한화큐셀 말레이시아공장 직원이 태양광 셀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큐셀 말레이시아공장 직원이 태양광 셀을 생산하고 있다.

【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병철 기자】 한화그룹이 말레이시아에서 기적을 이루고 있다. 가동률이 20%밖에 안 되던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이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90%로 향상됐다. 지금은 생산라인까지 증설하고 있다. 인수 당시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815㎿였다.

올해 말까지 900㎿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 내년에는 3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생산능력을 200㎿ 더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인수 후 원가를 53%나 절감했고 태양광 셀 불량률도 0.0025%로 업계 최저 수준까지 낮췄다.

한때는 태양광 시장 침체기에 이뤄진 한화그룹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지금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아쉬움이 많다. 태양광 발전 시장은 각국 정부와 협조할 것이 많은데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김승연 회장뿐"이라고 말했다.

■무인자동화 시스템 갖춘 첨단 공장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3㎞가량 떨어진 셀랑고르주의 사이버자야. 이곳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밀림을 밀어내고 조성한 산업단지다.

한화큐셀 공장은 이곳에 총 25만4545㎡(약 7만7000평) 부지를 갖추고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총 건물 규모는 3만㎡이다.

이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인자동화와 생산이력 관리다. 공장 1층은 이곳의 자랑인 웨이퍼 검수장이다. 외부 공급업체에서 납품받는 태양광 셀 전 단계인 웨이퍼를 검사하는 곳이다. 총 8개의 기계가 웨이퍼를 쉴 새 없이 골라내고 있었다. 천장에서는 반도체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류자동화 기계가 '윙~'소리를 내며 검수된 웨이퍼를 나르고 있었다. 류성주 법인장은 "한화큐셀은 셀의 기본이 되는 웨이퍼의 문제부터 잡아낸다"며 "경쟁사들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검수를 마친 웨이퍼는 본격적인 태양광 셀로의 변신을 위해 2층으로 옮겨진다. 2층은 핵심공정으로 웨이퍼 표면에 전기가 잘 흐를 수 있도록 '깎고 바르는' 작업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개입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작업자들은 공정 과정만 체크하고 컨트롤한다. 이 공장은 24시간 365일 돌고 있다. 1년에 생산하는 셀이 2억장에 달한다. 현재 셀 제조 원가는 중국 업체와 비슷하지만 품질은 월등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이 이렇게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화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이다. 한화솔라원과 함께 원자재 공동구매, 판로 개척 등으로 원가를 대거 절감한 것.

로버트 바우어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기술 담당 임원은 "한화그룹은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난다"며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으로의 대규모 공급계약이 큰 힘이 됐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김승연 회장이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의 아사다 데루오 회장을 만나 4년간 500㎿의 모듈을 공급키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또 우수한 지리적 요건, 유연한 인력구조, 말레이시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공장의 경쟁력이다.

류 법인장은 "현지 인력의 높은 교육 수준과 영어사용 능력, 말레이시아 정부의 자금지원, 부지 무상 임대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부지 중 19만㎡(6만여평)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 셀, 모듈 등 제조 라인을 더 건설해야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투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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