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글로벌 전문가,보험산업 미래를 말하다] (3) 데이비드 쿡 스위스재보험사 아시아 대안채널 부문 대표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03 16:44

수정 2013.11.03 16:44

데이비드 쿡 스위스재보험사 아시아 대안채널 부문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데이비드 쿡 스위스재보험사 아시아 대안채널 부문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보험 판매채널을 설정하기에 앞서 보험사들은 우선 상품의 특성을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쿡 스위스재보험사 아시아 대표는 지난달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제6회 서울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인터뷰에서

"최근 인터넷 등 각종 정보기술(IT) 수단을 활용해 보험상품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보험사들은 실제로 고객이 돼 보는 작업을 거쳐 고객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보험상품에 어울리는 분배 채널을 제대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같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박선영 보험硏 연구위원

―'다이렉트 채널'이 무엇인가. 이 채널의 장점은.

▲다이렉트 채널이란 보험사가 고객과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직접적으로 거래하는 형태를 말한다. 영업소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고객에게 좀 더 친밀함을 줄 수 있다. 보험사가 기존에 영업소를 거쳐 보험을 판매하던 형태와는 분명히 다르다.
온라인 환경을 활용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이렉트 채널을 활용하면 보험사는 다양한 형태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객이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유통업체 등을 매개로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고객의 취향, 상태 등 모든 정보가 이 유통업체를 통해 거래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보험을 사고파는 행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보험사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이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상품을 출시하면 될지 예측이 가능하다. 많은 보험사들이 이 같은 판매 형태를 확대하기 위해 보험 전문가들을 유통매장 등 실제 고객들이 있는 현장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 같은 작업에는 유통업체와의 원만한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 해당 매장에서 보험을 판매해도 되는지, 해당 매장이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 정보를 함께 활용해도 되는지 상의하는 작업 또한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이 먼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결국 멀티 채널 활용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큰 그림에서 어떻게 멀티채널을 활용하고 멀티 채널을 활용해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까.

▲고객의 니즈, 브랜드 등의 가치를 명확하게 나누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점에서 멀티 채널은 싱글 채널이 될 수도 있고, 싱글 채널이 멀티 채널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상품을 디자인하는가, 어떤 환경에서 그 상품을 판매하게 될 것인가를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보험사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목표 아래, 전체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고객과 관련된 각각의 요소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모든 보험사가 멀티 채널 전략을 필요로 할 것 같지는 않다. 어떤 보험사들은 개별 채널의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고, 어떤 보험사들은 다른 관점에서 멀티 채널 전략을 활용하려 할 텐데. 어떤 경우에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지.

▲타깃 시장이 어디인지 구체화됐다면 거기에 맞는 판매 채널을 갖추면 된다. 상품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등을 분석해 어떤 분배 전략이 알맞을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객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면 특정 연령대 고객들이 어떤 취향 혹은 어떤 생활형태를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기대수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보험사에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상품을 제공하면 좋을지 연결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고객 정보들은 이 같은 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자산이 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대면 서비스가 좋을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멀티 채널 전략이나 싱글 채널 전략이 서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것이 결국 대면 채널에서의 판매와도 연결이 된다고 본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최근 전통적인 채널과 새로운 채널 사이의 어떤 지점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전문가로서 이 부분에 대해 조언한다면.

▲두 가지 정도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유럽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과 비슷하게, 인터넷 등 IT를 활용해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다. 특정 고객이 과거에 흥미를 갖고 있던 부분에 아직도 흥미를 갖고 있는지, 만약 아직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그 부분을 자사의 특정 서비스로 커버 가능한지 등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는 고객에게 e메일을 보내는 방식 등으로 꾸준히 진행된다. 보험사들에는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객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고, 실제로 고객이 되어보는 작업 등을 통해서 니즈를 제대로 분석해야 적절한 보험상품 분배 채널을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해진다. 보험사는 타깃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상품을 팔 것인지 매우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이렉트 채널의 성공적인 활용 사례로 꼽은 '메트 라이프'의 '인슈런스 인 어 박스(Insurance in a box)'를 소개해 달라.

▲메트라이프가 월마트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인슈런스 인 어 박스'라는 형태를 통해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월마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판매대 위에서 보험상품을 고르고 사는 것이다. 이렇게 판매되는 것들은 보통 1년 단위의 짧은 기간을 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간단히 전화 한 통으로 활성화시켜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같은 방식은 매우 경제적인 형태로 보험사가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우 흥미로운 방식이다. 한국에도 충분히 도입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보험 판매는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보험처럼 여러 가지를 보장하는 상품에는 적용되기 힘들 것 같은데.

▲물론 메트라이프가 월마트를 통해 하고 있는 방식으로 복잡한 상품을 판매하려면 다소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 이외에도 보험사가 유통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예를 들면, 매장 한쪽에 따로 코너를 만들어 보험 판매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다가 만약 궁금한 점이 생기면 매장에 있는 전문가와 상담을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에게 로열티 카드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어떤 제품이 판매됐는지 등을 파악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이를 통해 보험상품을 좀 더 세밀하게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보험 판매채널 간 충돌에 대해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방카슈랑스도 이 같은 우려를 높이는 한 예가 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특별한 대안이 있을까.

▲매우 어려운 도전과제다. 충돌을 최소화하려면 타깃 대상이 누구이고, 어떤 상품인가를 정하기에 앞서 이를 타깃으로 삼은 본래의 의도가 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충돌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히 보험사들이 한 채널에서 판매하던 상품을 다른 채널로 그대로 복사해 옮겨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널을 달리해 판매하는 상품은 반드시 그 타깃 또한 달라야 한다. 처음 상품을 기획할 때 왜 이 상품이 기획됐는지를 명확히 해두면 이 같은 충돌을 다소 진정시킬 수 있다.

정리=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데이비드 쿡은.. 생명보험·건강비즈니스 시장 베테랑

데이비드 쿡 스위스재보험사 아시아 대안채널 부문 대표는 보험 시장 특성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보험상품 판매망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리테일과 전략판매 영역에 있어 스위스재보험사의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근무 중인 그는 아시아지역의 보험 유통(리테일) 솔루션 마련, 전략상품 판매전략 수립 및 실행 등의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이전에는 스위스재보험사의 호주와 뉴질랜드 지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생명보험과 건강비즈니스 시장에서 보험 포트폴리오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끌어올리는 데 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객들과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스위스재보험사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ING의 호주법인 (현 OnePath)에서 그룹 리스크 상품매니저로 활동했다. 또한 영국과 호주의 생명보험시장에서 상품, 운영, 마케팅, 판매 주요영역 등에 걸친 경력이 있다.
그는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호주 규제 금융업무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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