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온 수입차 ‘빅4’ 임원들, 中企에 쓴소리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19 17:24

수정 2013.11.19 17:24

18일부터 1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리아 그랜드소싱페어 2013'에서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가운데)과 한정화 중기청장(오른쪽)이 상담장을 참관하고 있다.
18일부터 1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리아 그랜드소싱페어 2013'에서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가운데)과 한정화 중기청장(오른쪽)이 상담장을 참관하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수입차 '빅4' 본사 임원이 참가하는 '유럽 자동차 부품 바이어초청 수출 상담회 및 컨퍼런스'가 18일과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국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과 해외 자동차 제조사와의 1대 1 만남을 주선한다는 취지 아래 기획된 이번 행사에는 총 34개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현장은 차분함과 치열함 공존

19일 오전 10시 30분. 부품 상담회가 시작된 지 30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빈 부스가 없었다. 그러나 통로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어 박람회 특유의 북적임을 느끼기 힘들었다.
BMW그룹 관계자는 "사전에 약속을 모두 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라 즉흥적으로 부스에 들어와 상담을 하는 경우가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부품 상담회에는 당초 67개 업체가 참가 신청서를 냈고 자동차 제조사의 선택에 따라 34곳으로 추려졌다. 차분한 장내 분위기와 달리 부스 안은 열기로 가득했다. 3㎡ 남짓한 부스 안에 5~6명의 관계자들이 마주앉아 있는데 우호적인 대화 중에도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눈치가 역력했다.

자동차 부품 바이어초청 수출 상담회는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그랜드소싱페어 2013'의 일부다. 그랜드소싱페어2013은 20일부터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로 자리를 옮겨 21일까지 이어진다.

■"韓 중기 영어 실력 갖춘 인재 시급"

BMW, 다임러 그룹, 폭스바겐 등 유럽 차 브랜드 임원들은 18일 콘퍼런스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기업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가진 나라인 만큼 글로벌 진출에 힘써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알렉산더 모엘 다임러 코리아 부사장은 "잠재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없었던 한국 부품업체들에 오늘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와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 금융 지원도 가능하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쓴소리도 이어졌다.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영어 대화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이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알렉산더 모엘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1명 혹은 2명만 영어를 할 줄 아는데 기술적인 부분을 논의하려면 엔지니어들이 직접 영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부품 납품을 결정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장 평가인데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영어를 못하다보니 기술력이나 장점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필립 크리스티앙 엘라 BMW 그룹 수석부사장 역시 "비즈니스 영어란 술집에서 술을 주문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술적이고 사업적인 대화를 무리없이 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어는 기본적으로 당연히 잘해야 하며 독일어를 하는 인재도 있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해외 전략이 없는 점,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인권과 노동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 등도 우려 사항으로 언급됐다. 알렉산더 부사장은 "중소기업이란 한계가 있어서인지 글로벌 전략 없이 사업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확실한 비전과 경쟁력 있는 기술이 있는 협력사는 우리가 얼마든지 투자하고 함께 크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 필립 부사장은 "애플의 폭스콘처럼 BMW의 협력업체에서 누군가 목숨을 버리는 사건은 없어야 한다"면서 "태국과 베트남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더라도 우리의 협력 업체들은 국제적인 기준에서 인권과 노동법 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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