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하늘싸움에 이어 바다까지..美·中·日 항모 남중국해 집결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1.29 17:57

수정 2013.11.29 17:57

【 베이징=차상근 특파원】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항공모함 및 준항모급 함정 4척이 남중국해에 집결, 무력시위를 하는 양상이 빚어졌다.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촉발된 새로운 동아시아권 세력 갈등이 하늘과 바다에서 동시에 표면화되고 있다.

29일 중국 관영 인민망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미국 항모 니미츠호와 조지 워싱턴호가 이미 남중국해에 진입했고, 일본의 배수량 1만8000t 준항모급 호위함 '이세호'도 필리핀 해역에 도착했다.

중국은 자국의 제1호 항모 랴오닝호를 28일 대만해협을 거쳐 남중국해에 진입시켰다.

이에 따라 미·중·일 3개국의 항공모함 전단과 준항모급 군함이 남중국해에 포진하며 무력을 과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호는 필리핀의 태풍피해 복구작업 지원을 위해 파견됐지만 27일 동중국해로 이동해 일본 전함들과의 합동훈련에 참가하는 등 긴박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


3개국의 대형 함정들이 남중국해에 집결하면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이후 고조되고 있는 동아시아 해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3국 모두 군사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즉각적 대응능력을 과시하며 외교적 압박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해군장비연구원 자오쥔 연구위원은 이날 환구시보에 "최근 20여년 이래 남중국해에 이번처럼 준, 중형, 대형 항모와 호위전함들이 대규모로 집결한 적은 없었다"며 "주변국들이 남중국해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군사역량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공세적으로 중국 랴오닝호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벌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29일 군사소식통을 인용, 오키나와 가데나 미군기지에서 발진한 P-3C 초계기, RC-135 전략정찰기, 항모 워싱턴호의 F/A-18전자 전투기 등이 랴오닝호의 행적을 감시했다고 전했다.

또 괌에서 발진한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정보 잠수함도 중국 선단의 전자신호 등을 수집했다.

대만은 정찰함을 포함한 해군 함정과 대만 본섬 및 주변 섬의 레이더망을 총동원해 랴오닝호를 감시하고 유.무선 신호를 포착했다.

대만은 랴오닝호 감시 활동에서 미·일과 협력했으며 정보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호와 4척의 군함은 대만해협을 빠져나오면서 훈련을 실시했고 미군기 등의 감시 아래 사실상 실전훈련과 같은 효과를 거뒀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한편 중국은 전날 수호이 30, 젠-11기, 쿵징-2000 공중조기경보기 등을 동원,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순찰비행했다.

이와 관련, 중국 공군 선진커 대변인은 방공식별구역 내에 공중목표에 대한 감시 및 통제를 강화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중위협에 대해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 공중방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전날 사설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일본이 도전한다면 우리는 일본에 대항해 지체없이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 이번 조치가 일본을 주로 겨냥한 것임을 넌지시 비쳤다.

csky@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