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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배정철 ‘어도’ 대표 “나 같은 기부천사 더 많이 생겨나길”

황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1 16:59

수정 2013.12.11 16:59

[fn 이사람] 배정철 ‘어도’ 대표 “나 같은 기부천사 더 많이 생겨나길”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지내왔을 뿐인데, 많은 분들의 칭찬과 격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기부와 봉사를 하며 살고 싶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수성가한 일식집 '어도'의 배정철 대표(사진)는 '기부천사'로 유명세를 탈 정도로 삶 자체가 기부와 봉사로 채워져 있다. 남들보다 힘겹게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배 대표가 1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회장 정희원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조찬모임에 연사로 참석, '나는 왜 기부천사가 됐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52세인 배 대표는 전남 장성에서 땅 한 평 없는 소작농이었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네 살 때 부친이 타계했고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살 길을 찾아 가족 모두가 서울로 올라와 도봉동 피란민 쪽방촌에 자리를 잡았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신문배달을 하다 지인의 소개로 일식집의 주방보조, 일명 '시다'로 취직을 하면서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배 대표는 태어날 당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식당생활은 어린 나이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겨웠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다고 한다. 배 대표는 "어느 날 막내아들의 건강을 위해 밤늦게까지 기도하는 모친의 모습을 봤다"며 "어머니를 위해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고 나아가 나처럼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사회에 이바지하면서 살겠다고 각오했다"고 밝혔다.

언제나 성실하게 일에만 전념하자 주위가 자연스럽게 그를 인정하게 됐다. 주방보조에서 벗어나 직접 요리를 하게 됐고 자신을 찾아주는 단골손님도 생겼다. 그를 눈여겨본 서울 논현동 일식집 '어도'의 대표가 그를 찾아왔다. 그의 인성을 알아본 어도의 대표는 6개월 뒤 가게 인수자금을 내라며 그를 믿고 외상으로 가게를 넘겨줬다. 단골손님들은 그가 대표가 된 어도로 찾아왔고 사업은 일취월장했다.

이때부터 그는 동네 노인정에서 무료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장애인시설 다섯 곳에 생선과 쌀, 계란 등을 보냈다. 서울대병원 정희원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환자에 대한 후원도 하게 됐다. 매출의 일부를 모아 매년 후원한 금액이 어느덧 11억원을 넘었다.
서울대병원에서도 감사의 뜻으로 배 대표를 홍보대사로 초빙했다. 고향의 고등학교등 5개 고교에 매년 1000만원씩 장학금을 후원하고 대학에도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배 대표는 "장학금을 받아 공부해 사회생활을 하는 동생들이 힘든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도 많은 기부천사들이 생겨나길 꿈꾼다"면서 "능력이 되는 한 더 많은 기부와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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