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소장펀드에 거는 기대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6 16:45

수정 2014.10.30 18:00

[특별기고] 소장펀드에 거는 기대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기펀드(일명 '소장펀드')가 곧 판매될 예정이다. 천신만고 끝에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탄생하는 옥동자다. 지난 7개월 이 상품의 탄생에 온갖 정성을 쏟았던 필자로서는 감회와 기대가 남다르다.

소장펀드에 거는 기대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서민들, 특히 '2030' 젊은 세대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저축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은 절망하고 있다.
취업난, 월세난, 전세난, 카드 빚, 학자금 빚 등이 이들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을 한다는 것은 삶을 긍정하고 미래를 꿈꾸며 살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젊은이들로 하여금 저축할 마음이 들게 하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기성세대의 몫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장펀드의 탄생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소장펀드는 연간 급여수준이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가입대상이다. 따라서 주요 가입대상은 서민층과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가 될 것이다. 비록 원본(원금)손실의 위험은 있지만 과거의 경험치를 볼 때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저축제도다.

다음으로는 소장펀드를 계기로 펀드투자가 다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2000년대 중반 유용한 자산증식 수단으로 인식되었던 펀드투자가 수년째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겪은 펀드손실 경험의 어두운 그림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자산 편중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축의 일정 부분은 펀드투자를 비롯한 자본시장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은행 예·적금에 비해 유리한 투자수익률이 실현돼야 하고 장기투자를 할 때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점에서 소장펀드는 매우 의미 있는 상품이다. 소장펀드에 5년 이상 가입하고, 1년간 600만원을 펀드에 납입할 경우 약 39만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렇게 유리한 상품인 소장펀드가 투자자들의 펀드투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제2의 펀드 붐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소장펀드로 시작된 펀드 붐이 유례 없이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는 자본시장의 봄을 여는 촉매제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자본시장의 침체는 수많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투자수요의 위축이 주요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투자수요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펀드투자 등 간접투자 활성화가 중요하다. 간접투자를 통한 증시의 수요기반이 확충될 때 공급 측면에서 우량기업의 상장이나 유상증자가 활성화될 것이며 이는 실물경제의 회복, 나아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장펀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장은 소장펀드에 가입하는 신규자금이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장펀드가 젊은 세대들에게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젊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서는 자본시장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장펀드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소장펀드를 위기 타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금융투자업계의 적극적인 인식과 분발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우호적인 시장상황과 연결되어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도약시키고 2030 젊은 세대와 서민들에게 웃음꽃을 안겨주기를 소망해 본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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