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염색 금지·다나까 말투’ 체육학과 규정 파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17 11:27

수정 2014.10.29 17:31

‘염색 금지·다나까 말투’ 체육학과 규정 파문

'다나까 말투사용', '염색·파마 금지', '화장금지'

서울의 한 사립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이 같은 내용의 신입생 규정 문건을 신입생들에게 나눠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은 지난 16일 S대 생활체육학과 자유게시판에 "생체과(생활체육학과) 교수님들 이런 걸 알고 계셨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드러났다. 공개된 '생활체육학과 규정' 문건에는 신입생들의 말투와 복장, 행동 등을 제약하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문건에 따르면 신입생은 선배에게 말 끝마다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식 말투와 압존법을 사용해야 한다. 전화를 할 때는 선배가 먼저 끊기 전까지는 끊어서는 안 되며 통화가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용의 복장 규정도 있다.
남녀 공통으로 염색·파마를 할 수 없고 지퍼, 단추를 끝까지 채워야 하며 연습복(추리닝), 크로스백은 착용할 수 없다. 특히 여자의 경우 BB크림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며 화장이 금지돼 있다. 머리는 묶어야 하며 반바지·흰색이나 밝은 색 바지·치마·구두·워커·슬리퍼, 액세서리 등도 착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밖에 선배들과 있을 때 모자 쓰고 있지 않기, 학교 안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무슨 일이든 선배에게 먼저 보고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지난 14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13학번 재학생 등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S대 관계자는 "해당 문건은 13학번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유인물인 것은 맞다. 13학번끼리 얘기해서 만든 것 같다"며 "다만 이는 공식적인 규정이 아니다. 학교 측이나 교수님들도 이 같은 문건이 배포된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런 문서를 만들면 큰 파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 규정을 통해 선배임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 같다"며 "현재 진상을 파악 중이며 향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해당 학과 홈페이지에는 "대학이 군대인가", "아직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네요" 등 군대식 문화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쏟아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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