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로보캅 기술’

생기원의 근력증강로봇 하이퍼

#. 2029년. 미국 디트로이트의 경찰관 '알렉스 머피'는 마약상을 쫓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차량 폭발 사고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후 그는 미국의 국방 로봇기업 옴니코프사에 의해 로보캅으로 개조돼 범죄자들을 처단하는데 앞장선다.


지난 13일 영화 로보캅이 개봉해 흥행몰이를 하면서 사이보그가 된 주인공이 장착한 웨어러블(입는) 로봇 기술과 원격제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 관계자들은 "로보캅과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의 배경인 2029년 이전에 군사용 목적 또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日, 로봇 상용화 코앞

현재 로봇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입을 수 있는 근력증강로봇을 비롯해 원격조종을 통해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로봇 등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FIU) 디스커버리 랩(Lab)은 상이경찰·상이군인이 실내에서 원격으로 순찰업무를 할 수 있는 '텔레봇(TeleBot)'을 선보였다. 텔레봇은 멀리 있는 로봇이 실내에서 센서를 장착한 인간의 생각과 움직임을 감지해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이다.

FIU 디스커버리 랩에서 텔레봇을 개발한 김종훈 교수는 "현재 로봇이 인간과 공유하는 일상환경에서 완벽하게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의사결정을 하기엔 기술적인 한계가 많이 있다"며 "기술이나 경제성을 고려해 가장 현실성있게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로봇은 인간이 조정할 수 있는 로봇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원격조종 로봇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연구도 세계 각국에서 연구가 많이 진척됐다. 가장 앞서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쓰쿠바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노인이나 재활환자의 거동을 돕는 로봇 '할(HAL)'을 상용화해 대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은 10여 년 전부터 학계와 산업계에서 각종 군사용 근력증강로봇을 개발해왔다. UC버클리 대학은 군사용 하체로봇 '블릭스(BLEEX)'를 개발해 80여㎏의 짐을 짊어져도 인체에 2㎏만 부담이 가는 기술을 개발했다. 방위산업업체 록히드마틴사는 90㎏의 짐을 지고 시속 16㎞로 행군할 수 있는 로봇 '헐크'를 개발했다.

■韓, 생기원·ADD 중심 개발 박차

국내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연구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상용화를 해 업무현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기원은 로봇기술연구부 장재호 박사팀이 지난 2010년부터 2년간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HyPER)' 2종을 개발했다. 하이퍼는 인체의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안전성이 높은 고출력 액추에이터를 작동시켜 다리의 근력을 보조하고 증강시켜주는 로봇슈트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상용화했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30~40㎏의 짐을 6~8㎏ 정도의 무게 부담으로 6시간가량 질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중량물 운반과 설치작업이 많은 조선소 현장에 착용로봇이 적용될 경우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으며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안전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해 말부터 방위사업청(DAPA), 생기원, 한양대,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과 함께 '하지근력 증강로봇'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국방과학연구소는 오는 2016년 말까지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 착용자의 동작을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연동제어기술과 장시간 고출력 구동장치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