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알림 사고·알림

[기자수첩] 국회에 발목 잡힌 미래부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1 17:22

수정 2014.10.29 15:07

[기자수첩] 국회에 발목 잡힌 미래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입법을 통한 화룡점정(畵龍點睛) 없이는 기대한 정책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

21일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던진 언중유골식 일성이다.

2월 임시국회가 중반을 넘어서고 과학기술 관련 법 개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래부 장관마저 국회의원들에게 제발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읍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과학기술계에서는 미래부 산하 25개 출연연들이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하는 법 개정을 놓고 지난해부터 이제나저제나 법이 통과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미래부가 출범한 지난해 두 연구회를 통합하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했지만 개정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미래부 대신 출연연을 관리해 온 연구회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현재 미방위에는 원자력안전법과 우주개발진흥법 등 과학기술 관련 법안들이 기약 없이 계류돼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법안까지 합치면 미방위에 계류된 법안은 200개가 넘는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 관계자들은 "속이 타들어가다 못해 자포자기의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며 "식물 국회가 식물 미래부, 식물 연구회까지 만들고 있다"고 탄식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도 과학기술계는 교육분야의 현안에 밀려 주요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 정권에서는 ICT 쟁점 법안에 밀려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 도플갱어처럼 느껴진다.


과학기술 원로들이 미래부 출범 당시 걱정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국회가 노력해야 할 순간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