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간표도 마음껏 못 짜는’ 체육학과 규정 논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5 14:49

수정 2014.10.29 14:04

‘시간표도 마음껏 못 짜는’ 체육학과 규정 논란

최근 S대 생활체육학과 학생들이 군대를 연상케 하는 신입생 규정 문건을 작성 및 배포해 파문이 일었던 가운데, 서울의 S여대 체육학과 재학생들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지침을 신입생들에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는 'S여대 체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신입생들이 지켜야야 할 규정 15가지와 이에 맞춰 14학번 학생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카카오톡 채팅방의 모습이 담겨 있다.

게시물에 따르면 신입생들은 자기 의사에 따라 시간표를 정할 수 없다. 공강일, 즉 수업이 없는 날 없이 매일 학교에 나와야 하며 6교시(오후 5시 45분 종료) 이후 수업을 잡아서는 안 된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신입생은 학과 커뮤니티 게시판에 자기 시간표를 올려야 한다.


인사 규정도 까다롭다. 신입생은 늘 긴장한 채 학교를 다녀야 하며 강의 시작 전 선배들에게 찾아가서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학교 안에서 선배가 보이면 선배 앞으로 뛰어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 또 선배에게 전화나 문자를 할 때도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

아울러 학교에서 신입생은 체육복, 모자, 슬리퍼, 이어폰 등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 또 신입생은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며 오직 학교생활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으나 이는 작성자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시간표도 마음껏 못 짜는’ 체육학과 규정 논란

S여대 체육학과 관계자는 "이는 학과의 공식 규정이 아니다.
지난주 학생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선배들이 학교생활을 잘 하자는 차원의 얘기를 신입생들에게 전했고, 그 내용을 13학번 대표 학생이 자기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라며 "해당 학생이 선배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다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조금 과장·왜곡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간표 제약과 관련, "소학회(클럽) 활동이 오후 6시 이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소학회 시간표를 정하기 위해 야간수업을 잡지 말라고 한 것 같다"며 "소학회 활동도 본인의 자율에 따라 신청하는 것이지, 이를 학생회나 학교 측에서 강요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을 접한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이게 학교인가요, 군대인가요?", "여자라서 군대도 안 가는데 군기 따지는 것도 우습네요", "악습의 폐해네요. 선배들이 저렇게 (신입생들) 사생활을 통제해서 남는 게 뭔가요" 등의 글을 남기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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