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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모순투성이 공기업 개혁작업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6 17:00

수정 2014.10.29 13:20

[기자수첩] 모순투성이 공기업 개혁작업

현 정권의 공기업 개혁 작업은 모순 덩어리다. 대표적인 것이 낙하산 근절이다.

공기업에는 관행을 깨라고 하면서 정작 관행에 기대는 정권의 모습은 모순의 극치다.

과연 낙하산으로 공기업에 투입된 인사들이 진정한 공기업 개혁을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남발된 공기업 낙하산 인사들은 현실과의 괴리만 파악한 채 임기만 채우는 사례를 어김없이 만들어낼 수 있다.

정치권이나 공기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최근 임명된 낙하산 인사들이 중립적으로 일을 처리할 것이란 기대 보다 오히려 실적 부각을 위해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사외이사와 감사 자리로의 낙하산 인사 투입은 '못난 형의 윽박지르기'에 불과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며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근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제 국민은 '원칙도 신뢰도 현실 앞에선 어쩔 수 없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또 하나의 모순은 방만경영 부각으로 인해 공기업 자체 발전 전략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공기업들은 현 정부의 상징인 창조경제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고심하며 몇 달간의 준비 끝에 자사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기업 군기잡기가 지속되면서 오히려 방만경영 해소 방안에만 관심이 몰렸고 해당 공기업들이 내세운 비전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는 결국 중장기 비전 수립보다 근시안적인 경영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대적인 공기업 감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공기업을 압박할지 걱정된다.
'하나만 걸려라'는 식의 군기잡기의 끝이 무엇일지 우려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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