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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中 추격이 ‘추월’로 바뀔라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8 18:06

수정 2014.10.29 09:15

[기자수첩] 中 추격이 ‘추월’로 바뀔라

"중국에서는 사업을 잘하고 있어도 절대로 자랑을 할 수가 없어요. 행여라도 우리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현지 기업들이 듣게 되면 곧바로 무서운 견제가 시작되거든요. 그러니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함구할 수밖에 없죠."

국내 가전업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을 생각할 때 '기대'와 '두려움' 두 가지 감정이 함께 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을 시장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 큰 규모 때문에 욕심을 안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이 경쟁자로 급부상하면서 애로사항도 늘었다고 털어놨다.

전자업계에서 중국의 위상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큰 데다, 중국 업체들도 기술 수준을 많이 높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들이는 울트라고화질(UHD) TV 시장만 들여다봐도 답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놓은 매출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스카이워스가 13.9%로 3위, 창훙(11.4%)과 하이센스(10.5%), TCL(8.5%), 콩카(8.4%)가 4위부터 7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가 전체의 절반 이상(52.7%)을 차지한 셈이다. 더이상 절대 강자는 없다.

물론 중국 업체들은 아직까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물량으로 공세를 펼친다는 인상이 짙다. 수량을 기준으로 할 때 UHD TV 시장점유율 1~5위가 모두 중국업체인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이 머지않아 '추월'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장을 찾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중국 업체를 얕잡아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혁신기술의 정보기술(IT) 시장이 원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독무대였다는 점에서 경계의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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