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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결혼정보업체 빅2의 승자없는 싸움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06 17:57

수정 2014.10.29 06:13

[기자수첩] 결혼정보업체 빅2의 승자없는 싸움

결혼정보업계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듀오와 가연의 진흙탕 싸움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미팅, 연애, 결혼 등 관련 분야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상위권에 속해 있는 두 업체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에 상대 회사의 허점을 신고하는 등 양쪽의 공방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는 영업전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회사의 커플매니저들은 상대 회사가 곧 망할 것이라며 자사의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문을 들은 상대 회사도 손놓고 있지 않았다.

양쪽의 싸움이 지속될수록 피해를 보는 건 두 회사다. 바로 '이미지 실추'다.

결혼정보업체 자체에 불신이 생기게 마련이다. 경쟁사에 대한 네거티브(부정적인) 공세를 하면 해당 업체도 같이 부정적인 시선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미지가 오랫동안 각인되면, 결혼정보 전체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작아진 시장 파이를 놓고 업체들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만을 끊임없이 공격하자 일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등을 돌렸다. 예전에는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끌어내리기식 네거티브 선거 공세가 효과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특정 분야를 떠나서 경쟁자의 약점을 꼬집는 행위보다는 자신만의 장점과 개성을 강조하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 기업 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가는 중요치 않다. 서로 장군 멍군 정도 한 시점이라면 더 이상 진흙탕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지금이라도 서로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이다.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결혼 시장의 향후 성장성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도 두 업체가 긴장해야 할 이유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과 젊은층들의 욕구를 반영한 소셜데이팅 업체들이 급격한 성장을 하면서 결혼정보업체들의 또 다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두 회사의 싸움이 자칫 소비자에게 불똥이 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 물고 늘어지는 시간과 비용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재투자하길 바란다.

소비자 만족을 위한 재투자만이 두 업체가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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