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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BMW 모터사이클 ‘자존심 격돌’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3 17:53

수정 2014.10.29 04:02

BMW모토라드 뉴 R nine T
BMW모토라드 뉴 R nine T

최근 모터사이클 업계에서 미국과 독일의 자존심 싸움이 한창이다. 미국의 대표적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 데이비슨과 독일 BMW 모토라드 이야기다. BMW 모토라드가 '업계 1위'를 주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할리 데이비슨의 심기가 편치 않은 것이다. 두 브랜드 모두 한국에는 1999년 진출해 올해가 16년째다.

포문은 BMW 모토라드가 열었다. BMW 모토라드는 지난해 국내에서 1328대를 판매했다.
BMW 모토라드 관계자는 "이는 전년 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2012년 '마의 고지'로 불리는 1000대 판매를 넘어선 뒤 또 한번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500㏄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36.1% 점유율을 달성, 업계 1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BMW 모토라드 전 세계 판매량은 11만5215대다. 한국시장 점유율은 고작 1%를 조금 넘는다. 주목할 것은 성장세다. 세계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8%를 겨우 넘는다. 지난해 성장률 20%라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인 셈.

사실 BMW 모토라드와 할리 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이라는 분야만 같을 뿐 찾는 고객층이 조금 달랐다. BMW 모토라드 역시 이 점은 인정한다. BMW 모토라드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 모델은 두가티, 야마하에 더 많이 포진돼 있고 할리 데이비슨을 찾는 이들은 더 남성성이 강한 제품에 치중한다"고 설명했다.

할리데이비슨 FLHX 스트리트 글라이드
할리데이비슨 FLHX 스트리트 글라이드


할리 데이비슨은 BMW 모토라드의 '1위'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륜차협회 등이 판매대수를 공식 집계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근간에는 할리 데이비슨의 성장세도 뒤질 것 없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에 따르면 할리 데이비슨은 2009년 795대, 2013년에는 1235대로 판매가 늘었다.

두 브랜드의 경쟁은 캠핑레저문화가 발달하면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BMW 모토라드 측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과 함께 국내 최초로 'GS 트로피 2014'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2년마다 열리는 'GS 트로피'는 전 세계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라이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7박8일 동안 철인3종경기와 같은 프로그램과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할리 데이비슨은 특유의 마니아 문화를 이어가되 저변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30대의 젊은 라이더를 유인하기 위해 2000만원 미만의 모델을 적극 프로모션하고 있다. 지방의 새내기 라이더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ABC투어'란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할리 데이비슨 코리아가 안전수칙부터 실전 라이딩 스킬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충청도와 경상도에서 제공된다.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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