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착한기업’ 이케아, 상생한다면서..

"이케아는 부족한 자원을 아껴 사용하고, 주위 환경과 더불어 발전한다는 창업 이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며 한국 진출 신고식을 가진 이케아 관계자의 말이다. 당시 이케아 측은 자원절약, 환경보호, 이케아가 진출한 국가의 기업과의 상생 등을 강조하며 이케아가 쌓아온 '착한 기업' 이미지를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해 말 경기 광명 1호점 개점을 앞둔 이케아코리아의 행보는 본사의 일관된 창업 이념에 비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우선 이케아 진출로 피해가 예상되는 광명지역 피해 상인과의 상생협력 방안 합의는 연일 '삐걱'거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인들은 이케아 매장 내 전시 공간 할애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케아는 매장에 100% 자사 제품만을 전시한다는 방침만을 고집하고 있다. 대신 저렴한 가격의 임대 매장을 제안했지만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이것도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추후 수익의 일부를 상생협력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방안 역시 그 규모와 시기를 지정하지 않아 진정성있는 상생방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배달서비스를 담당할 국내 택배사들과의 비공개 입찰 난항은 계약상 우위를 이용한 '갑을관계' 성격을 띠고 있어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스스로 흠집을 내고 있다. 택배기사에게 가구조립 부담을 지우는 무리한 입찰조건을 제시해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 택배사들은 국내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글로벌 기업의 강압적 요구라는 지적이다. 이같이 본사의 방침만을 내세우며 현지 환경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케아 코리아의 모습은 착한기업이 아닌 '갑 중의 갑'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당초 사람들이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기대감을 나타낸 것은 값싸고 편리한 제품뿐만 아니라 착한 기업으로 알려진 이케아의 기업문화가 한국에 전해지길 바란 측면이 크다. 성장에 치중해 근로자와 지역사회, 환경보호 등에 소홀한 국내 기업에 경종을 울려주길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입점지역 소상공인과 택배사 등 관련 업계는 이케아의 부실한 상생협력 방안·부당한 계약 조건 등이 추후 이케아 2·3호점과 다른 외국계 기업 진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창업이념 유지에 예외가 있다면 이는 해당 국가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다. 이케아가 초심으로 돌아가 착한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