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해외연수, 제정신인가

도대체 정신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는 와중에 관광 중심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웬 말인가. 바로 공복(公僕)이라고 불리는 공직자들 얘기다. 그것도 특정 지자체 공무원들이 아닌 약속이나 한 듯 전국적으로 잇따라 떠났다. 세월호 참사가 다른 나라 일인지 이들에게 묻고 싶다. 수많은 꽃다운 청춘들이 비명횡사한 국가적인 재난 속에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자숙해야 할 상황에서 이 무슨 발상인지를.

공복은 흔히 공무원을 일컫는데 말 그대로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을 뜻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 해외 연수에 배고픈 공복(空腹)이 아닌가 싶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무능한 정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국민들의 실망감만 더 안겨주고 있다.

이들도 문제지만 이 와중에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나도록 승인한 단체장의 생각에도 의구심이 든다.

현 시국에 떠나는 외유성 해외 연수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지탄을 받을 것이 충분히 예상됐을 것이다. 그런데도 무슨 의도로 이를 승인했는지 묻고 싶다.

이조차 예상 못했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단체장을 보필해야 할 참모진도 마찬가지다. 단체장이 해외연수 추진 계획을 몰랐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책임은 단체장이 몫이 아닌가.

부산의 모 구청에서는 외유성 해외 연수를 추진했다가 문제가 생기자 해외 연수를 추진한 담당 국장을 직위해제하기도 했다. 단체장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꼬리 자르기를 한게 아닌가 싶다.

물론 해외 연수라는 게 사전에 현지와의 약속이어서 취소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연수 추진 담당 공무원들 역시 항공권 예약 취소, 여행사 위약금 지급, 현지 상황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연수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도 해외 연수를 취소한 자치단체들도 부지기수다.
일부 자치단체는 해외 연수 중인 공무원들을 불러들이기도 했다.

외유성 해외 연수를 승인한 단체장과 공무원, 떠난 이들에게 묻고 싶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였다면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났겠느냐고.

나아가 모든 다른 동료 공무원들이 국가적 대사건을 놓고 발 벗고 나선 이때 연수가 정말로 당장이 아니면 안될 정도로 급했었는지를 다시 한 번 되묻고 싶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