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캠핑업체 고가정책 소비자 현혹 우려

"한국 사람들은 야외활동을 나서기에 앞서 일단 어마어마한 양의 고가 장비들을 사들이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한국에서 불고있는 '캠핑붐'은 외국인의 눈에도 띌 정도로 요란스럽다.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져 '불황'이라고 하지만 '비싸야 잘 팔린다'는 베블렌효과가 아웃도어 업계를 넘어서 캠핑 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을 우선으로 의식하며 '우월감'을 보이고 싶은 우리나라의 소비성향은 베블런효과를 무엇보다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고 화려하게(?) 즐기는 캠핑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조합한 신조어)'이 각광받은 것도 고가의 캠핑용품 판매를 촉진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해당 제품이 어떤 소재와 기술력으로 제작됐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가의 제품=좋은 제품'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캠핑업체들 대부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텐트를 비롯한 모든 캠핑용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한 공장에서 여러 캠핑 업체들의 제품이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한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제품마다 품질 경쟁력을 따지기에도 기준이 불분명해 소비자의 선택은 '브랜드 인지도'로 더욱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떤 재질의 원단과 기술력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제품의 기능성과 가격이 좌우되지만,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얼마나 품질차별이 나타나겠냐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대해 캠핑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 브랜드 가방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이 닿은 게 아니라 OEM을 통해 일부 생산된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매년 캠핑 업계 시장 규모는 3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0만명이던 캠핑 인구가 지난해 13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캠핑 인구가 300만명, 캠핑 시장 규모는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캠핑용품 업체들이 품질 경쟁력보다 고가 정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무조건 비싸면 좋은 제품'이란 잘못된 생각을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때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