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을 총괄·추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뒤늦게 이를 파악, 최고경영자(CEO) 및 해당 임원 등에 대한 경고와 향후 경영평가 과정에서 배점을 늘려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는 38개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경고장'을 날렸다.
22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2월 회계법인과 노무법인 등 전문기관을 통해 29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알리오 공개실태를 일제 점검한 결과 291개 기관(98.6%)이 공시 불이행, 허위공시 등 불성실 공시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복리후생비, 취업규칙, 정상화 8대 항목 등 복리후생 관련 4개 항목을 모두 제대로 공시한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손익계산서, 요약 대차대조표, 자본금, 차입금 등 9개 부채관련 항목의 경우 전부 적정하게 공시한 곳은 전체의 12%인 36개 기관에 불과했다. 이사회 의사록과 내부감사결과보고서 등 수시공시 항목을 제대로 공개한 곳도 32개 기관(11%)뿐이었다.
기재부가 2006년 본격적으로 알리오를 오픈한 뒤 전체 공공기관의 공시 내용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 공공정책국 김재신 평가분석과장은 "그동안은 이사회 회의록이나 수입·지출 등 일부 항목을 조사한 적이 있지만 전수조사는 없었다"면서 "정기점검을 정례화하고 경영평가 시 불성실공시에 대해서도 관련 배점을 올려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경장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 대부분이 공시의 정확성.신뢰성 측면에서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면서 "CEO, 담당 임원에 대한 엄중 경고와 담당자 인사조치 등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코스콤, 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중점관리기관을 포함한 공공기관 38곳은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에서 제외하는 정부의 방침 수용에 미온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마사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이들 항목을 포함, 일부만 빼고 단체협상(단협)을 체결한 상태다.
이들 기관은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거나 방침 변경을 기대하며 협상을 미루고 타 기관의 눈치만 보고 있다.
관련 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할 경우 퇴직금이 크게 줄어 노동조합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 등도 포함됐다. 마사회는 20년 재직자가 경영평가로 C등급을 받았다면 퇴직금이 약 1000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재부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경영평가에서 D와 E등급을 받은 기관에도 관련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고,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례를 내놨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이미 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타 기관과의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등 22개 기관은 경영평가 성과급을 퇴직금에서 제외키로 내부 지침을 바꿨고 예탁결제원과 그랜드코리아레저도 올해 단협을 개정, 이를 반영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주무부처를 통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개별 기관에 통보,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경장회의에선 △전자상거래 활성화대책 다음 달 수립 △연구개발(R&D)센터 등 고부가가치 외국인 투자와 유턴기업 유치 노력 강화 △창조혁신형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 마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의 운영.정비를 위한 인력 파견 등을 위한 내용이 논의됐다. bada@fnnews.com
김승호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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