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오너 2·3세 경영권 승계 관련株 ‘훈풍’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1 16:56

수정 2014.06.01 16:56

오너 2·3세 경영권 승계 관련株 ‘훈풍’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자 투자자들은 오너 2·3세가 지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그룹 계열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발(發)' 지배구조 개편 바람이 국내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을 촉진시키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오너 2·3세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기업 가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너 2·3세의 해법은(?)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떠오른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에 쏠리고 있다. 일단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31.88%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수혜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이 지주사 역할을 할 현대모비스를 인수할 '총알(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증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현대엠코와 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이나 이노션을 활용해 자금을 충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의선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위해 글로비스의 기업가치 상승이 수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가 그룹의 두 축을 담당한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두 상장사의 지분 17.3%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들 정용진 부회장은 7.3%씩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52.1% 지분을 갖고 있는 광주신세계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광주신세계의 주당 순이익(EPS)이 본사인 신세계를 넘어서면서 기업 가치를 높여 합병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IT 계열사에 쏠려

상당수 오너 2·3세들은 정보기술(IT)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계열사로부터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 SK, 동부 등 IT 계열사가 실질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다.

이상헌 연구원은 "자신의 업적으로 신사업 등을 발굴해 그룹 성장성을 높인다면 승계과정에서 2·3세 경영의 신뢰성 및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SDS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SDS의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3.9%씩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 SDS가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에버랜드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삼성SDS의 상장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근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상장 추진에 대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형제 간 경쟁이 벌어지는 효성의 지분은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10.14%, 9.1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섬유·정보통신 PG장을 맡고 있는 조현준 사장이 효성 ITX의 지분 34.9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핵심주로 손꼽힌다.

최근 효성그룹이 사물인터넷 강화를 선언하면서 효성 ITX의 주가는 연초 5500원에서 지난달 29일 1만8800원까지 3.5배가량 상승한 점도 눈길을 끈다.

SK와 동부는 IT 계열사인 SK C&C와 동부 CNI가 다른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주사의 지분율이 0.02%에 불과하지만 SK C&C의 지분을 38% 보유하고 있다.
SK C&C는 지주사인 SK의 지분 31.5%를 보유하고 있어 이것만으로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C 등 자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옥상옥 구조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도 동부CNI의 지분 18.6%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CNI는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동부제철 등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