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현 부총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날 발언엔 틀린 것이 없다.
국민생활 안정과 내수 활력을 위해 주택매매시장 정상화및 임대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지만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혼란에 빠지고 거래마저 끊겼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방안에도 불구, 대출의 질은 더 나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95개 공공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지만 대다수가 복리후생비를 잘라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개년 계획의 100일 성과를 거의 낙제로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경제팀의 개각이 필요하며 가장 먼저 개각대상이 돼야 할 부처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꼽을 정도다. 혁신은 차치하고 악재가 수두룩한 나라 경제를 생각한다면 충격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30대그룹 사장단과 만났다. 선거일 직후이자 정치권에서는 흥분과 여진이 계속될 시각이었다. 만남의 목적은 하나였다. 기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조기집행하고 고용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경제 부총리가 선거 후 의당 해야 할 첫 번째 행보였다.
최근 약 2개월간의 한국 경제는 구심점과 성장 동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내수가 가라앉고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잃은 상태에서는 혁신을 강조해 봤자 나홀로 구호에 그칠 것이 뻔하다. 현 부총리의 경제팀은 겉으로 드러날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3개년 계획을 짤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겸허한 자세로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고도 치밀하게 따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잡으려다가는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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