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국내연구진, 고장난 혈우병 유전자 교정 신개념 세포치료제 가능성 열어

김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5 15:43

수정 2014.06.15 15:43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동욱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동욱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정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
기초과학연구원 유정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

한국과학자들이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유전자 가위기술'이 불치병인 혈우병 치료의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하여 인간 유래 역분화 줄기 세포(iPS cell)에서 뒤집어진 혈우병 유전자를 다시 뒤집어 원상 복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유전가위란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여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 제한효소를 말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동욱 교수팀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교수팀으로 이루어진 공동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지난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사람들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서로 비교해 보면,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특정 유전자의 일부가 뒤집어져 있기도 하고 삭제 또는 중복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이를 '구조 변이'라고 하는데, 이 구조 변이는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우병이 대표적이며 중증 혈우병 환자 대다수는 8번 혈액응고인자 유전자의 일부가 뒤집어져 단백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질환을 겪게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공동 연구팀은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효소의 일종인 탈렌을 제작해 인간 유래 역분화 줄기 세포에 도입해서 혈우병 질환 모델 세포를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만들어진 질환 모델 세포에 동일 탈렌을 도입해 뒤집어진 염색체를 원상 복구에 성공, 8번 혈액응고인자가 세포내 정상 합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인간 유래 역분화 줄기세포에서 염색체의 일부를 뒤집을 수도 있고 뒤집어진 부분을 원상 복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번 연구는 유전자의 일부가 뒤집어진 돌연변이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원천 복구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질환 치료 및 세포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더 나아간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환자 맞춤형 역분화줄기세포는 면역거부 반응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포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유전병 환자의 경우 그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유지한다는 문제가 있다.


연세대 김동욱 교수와 IBS 김진수 단장은 "본 연구는 중장기적으로 혈우병 환자의 역분화 줄기세포에서 유전자 교정을 한 후 정상으로 된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에 사용하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전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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