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 월드컵 16강은 경기회복의 전환점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8 17:01

수정 2014.06.18 17:01

[데스크칼럼] 월드컵 16강은 경기회복의 전환점

유통가가 '브라질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초대형 이벤트라 결코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여진이 남아있는 데다, 시합이 새벽이거나 출근시간에 열리면서 과거에 비해 월드컵열기가 뜨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유통업계는 속을 끓이고 있다. 유통업계뿐이겠는가. 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러시아와의 경기가 있던 전날인 17일 월드컵 응원전 부스를 설치하고, 응원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이 회사뿐이 아니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밤샘 응원 지원 마케팅까지 나섰다. 처절하기까지 하다.

'세월호 쇼크'로 소비심리는 위축되어 있다. 실제 내수지표도 부진하다. 지난 4월 중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부문도 전월 대비 1.0% 줄었다.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 소풍 등의 취소와 놀이공원 및 골프장 등 여가.오락시설에 대한 이용고객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달 가까이 마케팅도 제대로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던 유통업체들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기대만큼 월드컵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월드컵경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것이 치맥(치킨과 맥주)이다. 맥주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6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과거 월드컵시즌 당시와 비교하면 턱없다.

이마트의 맥주 판매현황을 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 국내 맥주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4%가 감소했다. 5월 들어 예년보다 이른 무더운 날씨와 어린이날 석가탄신일로 이어진 황금연휴에 힘입어 6.3% 증가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6월 들어 대망의 브라질월드컵이 개막됐으나 16일까지 1.8% 증가에 그치면서 여전히 세월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킨업체인 BBQ는 월드컵 개막 이후 15% 정도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아직 월드컵 효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반전을 기다려온 유통업계는 러시아전을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았다. 월드컵 붐이 일어나느냐, 그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중차대한 시합이었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러시아전은 1대 1 무승부로 끝났지만,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면서 16강 진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조사한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10조2000억원이었다. 월드컵 관련 상품 수출과 매출 증가 등 직접적인 부분이 3조7000억원, 국가 브랜드 제고와 관련 기업 이미지 상승 등 간접적 효과가 6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의 16강 진출은 2010년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다. 내수경기가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나 9월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가 경기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다. 대한민국 축구팀의 16강 진출을. 파이팅 태극전사들이여.

cha1046@fnnews.com 생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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