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지배구조 약발 떨어졌나.. 관련주 조정국면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29 17:14

수정 2014.06.29 17:14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한풀 꺾이며 관련 종목 주가가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지배구조 대신 실적 전망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정점을 찍은 각 대형 그룹사들의 지배구조 관련주는 최고가 대비 평균 6~12%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실적 우려에 10% 이상 빠졌고 삼성물산, 삼성SDI도 각각 7.53%, 6.6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1% 밀렸다.

최근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대형주는 삼성전자다.
지난 3일 장중 149만5000원을 기록하며 150만원대 돌파를 바라봤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까지 12.31%(18만4000원) 밀리며 131만1000원에 거래됐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각각 4497억원, 2144억원어치 주식을 팔며 순매도 순위 1, 2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는 2·4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각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발표되며 지배구조 이슈에 쏠려있던 투자자들의 눈길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13.03% 후퇴한 8조2885억원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이 8조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삼성그룹 승계를 둘러싼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주가가 상승했다"며 "지배구조 변화는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관심은 실적 전망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최근 지배구조 수혜주로 손꼽히며 상승곡선을 탔던 삼성물산과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삼성SDS의 상장이 발표된 지난달 8일 이후 이달 초까지 각각 24.73%, 15.28% 올랐다. 하지만 이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일부 언론사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낮다는 보도로 삼성물산 주가가 7.5% 하락했다"며 "지주회사 전환 여부에 대한 심리는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지분가치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된 영업가치의 재평가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와 SK C&C 등도 올해 초부터 이어진 '랠리'를 멈췄다. 이달 초까지 신고가 행진을 벌이던 두 회사도 삼성 그룹주가 주춤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시즌 이후 다시 지배구조 관련주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배구조 변환 이슈가 장기적인데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의 배당 증가,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 친화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 시 그룹 3세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분할, 합병 가능성이 있는 삼성그룹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과 맞물려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구체화되기 전에 자사주 매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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