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우리에게 커다란 슬픔을 안겨주었지만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을 남겼다. 예기치 못한 사고의 순간에 응급구조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을 의미하는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줬다. 골든타임은 오직 긴급재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주거 트렌드를 고려할 때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주택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양적 공급과 개발에 치중해 국민의 주거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정부도 변화하는 시대적 주거상황을 반영하고자 '제2차 장기주택종합계획(2013~2022)'에서 주택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고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의 변화와 주택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등 과거와는 차별화된 정책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부는 주택문제를 발생시킨 원인보다는 증상에만 대응하는 대증요법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바로잡는 근본요법이 시급하다고 판단돼 주택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주택시장의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기능이 작동되는 주택산업의 선진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용, 정비사업 공공관리제의 주민선택권 부여, 민영주택 청약제도 개편 등의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부문은 공공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소형임대주택 건설 공급을 전담하고 민간부문은 분양주택과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을 맡아 중산화 가능계층 이상의 주거수준 향상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 안정적인 주택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한주택보증의 PF보증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는 '보증부 표준 PF대출 제도'를 벤치마킹해 시공사의 지급보증에 의존하면서 각종 수수료 요구 등 비올 때 우산을 빼앗아 가는 금융기관의 불공정한 대출 구조를 시정토록 해야 한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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