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튜닝 활성화’ 정부·업계 온도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3 17:26

수정 2014.10.25 06:45

‘튜닝 활성화’ 정부·업계 온도차

정부가 자동차 튜닝 시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전시행정'으로 평가하는 등 온도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튜닝 관련 규제를 대폭 없애고 민간 주도의 튜닝 전시회를 정부 행사로 격상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푸드트럭, 캠핑카의 튜닝을 허용하는 등의 규제완화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발표했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 오토살롱 역시 11년째 업계가 주최하던 것을 산업부와 국토부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사실 산업부와 국토부는 자동차 튜닝 분야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선정된 지난해부터 주도권을 두고 기싸움을 벌여왔다.


지난해 9월 산업부 산하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KATIA)가 발족되자 2개월 만에 국토부 산하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O)가 서둘러 생긴 것도 두 부처 간 신경전이 빚은 촌극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튜닝업계 종사자들이다. 그동안 자동차 튜닝은 불법으로 간주, 암암리에 튜닝사업을 진행해 왔다. 범죄라는 인식 때문에 공임비는 갈수록 낮아졌고 튜닝업체 역시 영세해졌다. 직원에 대한 처우가 나쁘다 보니 인력 이동이 잦고 제대로 된 교육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튜닝업체 대표는 "그동안 잠재적 범죄자라는 자괴감에 경영난까지 겹쳐 정말 힘들게 살았다"면서 "정부가 나서 튜닝업계를 살린다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현실적인 지원책은 없고 전시회, 튜닝 클러스터 구축 등 동떨어진 내용만 있다"고 불평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을 주도하는 공무원들이 자동차 튜닝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그동안 불법으로 간주되던 영역이니 튜닝의 정확한 개념이나 범위를 아는 이가 드물다는 것. 튜닝사업을 자동차부품 사업과 동일시하는 바람에 '영세 자동차부품 업체를 지원하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유명 튜닝업체 관계자는 "부처 관계자가 차량에 부착하는 스티커, 기어봉, 선팅까지 전부 튜닝 아니냐고 되묻는데 정말 답답하고 시간이 아까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뻥튀기 수치'도 종종 등장한다. 업계가 추산하는 튜닝 시장의 규모는 1500억원으로 정부가 발표한 5000억원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정부가 통상 튜닝으로 치지 않는 전자기기,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선팅필름 까지 모두 끌어모아 튜닝의 범주에 넣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튜닝업체가 아닌 곳이 정부 지원을 받게 되고 그 결과가 다시 튜닝 시장 확대의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튜닝의 정의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wild@fnnews.com 박하나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