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장충식 기자】 "벌써 30분 넘게 기다렸어요. 정말 짜증납니다."
서울로 연결되는 수도권 광역버스에 대해 입석을 금지하는 좌석제 시행 첫날인 16일 오전 7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의 우만4단지 버스 정류장에는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긴 줄이 늘어서면서 큰 혼잡을 빚었다. 이곳은 수원에서 서울 강남과 잠실 등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태운 광역버스가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버스정류장이다.
평소에도 종점에서 출발한 버스가 이곳에 올 때쯤이면 이미 빈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날 입석 승객을 태우지 못하면서 승객들은 발을 동동거렸다. 이로 인해 40∼50m 늘어선 줄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지각할 경우 듣게 될 상사의 잔소리에 대한 걱정과 짜증이 묻어났다.
'잔여좌석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내건 광역버스는 30분 넘게 무정차 통과했고 간혹 빈자리가 있는 버스가 도착해도 승객 3~4명을 태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럴수록 승객들은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유모씨(30·여) 역시 그냥 지나가는 버스가 야속하기만 하다. 그는 "이미 30분을 기다렸다. 입석금지가 시행된다는 것을 알고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한참을 기다렸다"며 "마지막 정류장이라 평소에도 빈자리가 없는 만큼 이곳에서 출발하는 버스도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다림밖에 없었다. 유씨는 몇대를 더 떠나보낸 뒤에야 겨우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광교신도시 아파트 입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진 광교 일대 버스정류장 역시 긴 줄이 늘어서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이곳은 신도시 조성으로 신설된 버스 노선이 많아 다른 곳보다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 출근시간보다 20분은 더 지연됐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김모씨(43)는 "오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가더라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얼마나 많은 고생을 겪어야 출근길이 편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빈 버스를 기다리다 지친 승객들 가운데 일부는 일반버스를 타고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거나 종점과 가까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역을 찾아 택시를 잡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혼잡은 오전 8시30분이 지나도록 계속됐다.
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버스를 타도 지각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버스정류장에 남긴 많은 직장인들은 그냥 지나쳐버리는 버스를 바라보며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정부와 경기도 등은 혼란을 막기 위해 이날 62개 노선 222대의 버스를 증차하고 전세버스 등 임시버스를 투입했지만 승객들의 출근길 불편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경기 일산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조모씨는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가 결국 종점으로 가서 한참을 더 기다린 후에 버스를 겨우 탔다"며 "현재 방학중인 대학이 개강하면 광역버스 탑승난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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