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일주일만에 심해진 급성 당뇨, 전격성 1형 당뇨병 어떤 질환인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3 16:16

수정 2014.10.24 23:25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가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가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대 중반 김 모씨는 식은땀, 심한 배고픔, 손떨림 등의 증상을 겪어 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원인 미상의 염증으로 인한 췌장의 파괴로 인슐린 의존성이 증가한 '전격성 1형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의 부모 모두 당뇨병을 앓고 있지 않았다. 20대에 갑자기 당뇨병에 걸렸다는 말에 집안 식구들은 충격에 빠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23일 "최근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췌도세포에 대한 자가 항체는 음성이면서 임상경과가 급성으로 나타나는 전격성 제1형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대체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의 급성 염증 반응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격성 1형 당뇨병이란

당뇨병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형 당뇨병, 2형 당뇨병, 기타 특별한 원인에 의한 당뇨병, 그리고 임신성 당뇨병이 그것이다.

유전적으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1형 당뇨병과 달리 2형 당뇨병은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사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여기에 특발성(원인 미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전격성 1형 당뇨병은 현재 자가 면역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특발성으로 발생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는 "전격성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당뇨병의 발생이 매우 갑자기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며 "고혈당의 증상인 다음, 다뇨, 체중 감소 등이 시작되자마자 '1주일 이내'에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케톤산혈증, 인슐린 절대 부족으로 발생

전격성 1형 당뇨병으로 인해 체내에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발생한다. 이 질환은 주로 구토 및 복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은 일반적인 1형 당뇨병 및 일부 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발생 가능하다. 하지만 전격성 1형 당뇨병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은 경과가 고혈당 증상 발현 이후 1주일 이내로 급하게 진행된다.

전격성 1형 당뇨병의 진단은 고혈당 및 케톤산증이 존재하지만, 혈당 상승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가 8.5 % 미만으로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당화 혈색소가 미처 상승하기도 전에 고혈당으로 인한 케톤산증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전격성 1형 당뇨병은 발생 과정이 빠르다.

당화혈색소(HbA1c)는 적혈구 내에 있는 혈색소와 포도당이 결합한 형태로 노출 기간에 비례에 증가한다. 지난 2~3개월 간 평균적인 혈당 조절 수치를 알려주는 지표로 정상인은 4~6%이며 1% 상승할 때마다 혈당치가 평균 30mg/dL 정도 올라간다. 당뇨병 환자는 6.5~7% 이하로 조절하게 된다.

■케톤산증을 예방하려면

케톤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뇨병 식사요법을 준수해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는 식후혈당 상승의 원인이므로 알맞은 양을 섭취하고, 식사 시 단백질찬, 채소찬의 반찬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균형 있는 식사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는다.


아프거나 과다한 운동 등으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기 어려울 경우 소량의 간식을 꾸준히 섭취하고 혈당을 자주 측정해 추이를 관찰해야 한다.

또 탈수가 되지 않도록 음료나 차, 맑은 국 등을 하루 1L 이상으로 자주 마시고 칼로리가 함유된 음료과 칼로리가 함유되지 않은 음료를 번갈아가며 마신다.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은 처방된 복용법에 맞게 복용,주사하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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