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하반기 국정 최우선 과제인 경기회복을 위해 전 부처가 정책 역량을 집중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내수 부양과 투자 활성화가 경기회복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강도 높은 규제개혁과 신(新)시장 개척 등 현장 확인행정을 통한 정책 발굴 및 집행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또한 규제개혁 진행 과정과 가계소득 향상 등 실질적인 경기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중점분야에서 관련 제도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깨알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2기 경제팀에 내수+투자살려라
박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살리기 특명을 2기 경제팀에 하달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 2기 경제팀이 주도적으로 전 경제부처의 업무를 조정해 경기회복의 성과를 내라는 세부 지시사항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모처럼 조성된 성장 분위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기 하방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커진 점을 우려했다.
'경제는 곧 심리'인 만큼 내수를 살리고 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투자 확대→가계소득 향상→내수 활성화→기업생산성 제고'라는 선순환적 경기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투자가 급선무인데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사상 최고수준에 달하는 등 기업들이 투자의 타이밍을 찾기 못하고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판단이다.
박 대통령은 "(내수경기 회복의) 관건은 결국 투자인데 세금을 감면해주고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할 의지와 자금이 있어도 투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나쁜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익 창출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기업들의 속성상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 투자를 미룰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투자 분위기를 적극 유도하고 각종 거미줄 규제를 혁파해줌으로써 투자활성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된 보건·의료·관광·금융 등 종합서비스업의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철폐를 주문하는 한편 "규제개혁은 계획이 10%, 실천과 점검이 90%"라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끊임없는 확인행정을 통해 직접 규제 대상의 입장에서 개선점을 뽑아내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규제개혁의 진척도를 각 부처 장관 업무수행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것도 시사했다.
소관 부처 장관이 직접 규제 건의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이행상황 등을 점검, 사후조치까지 관리하게 해 '장관의 성적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말로만 규제개혁'이 아니라 실질적인 규제혁파를 통해 투자와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배어 있다.
■미이행과제 조목조목 지적
박 대통령은 지난 규제개혁 끝장토론 때 한류 붐을 일으킨 우리 드라마에 등장한 '천송이 코트'를 중국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가 없다는 점에 대한 개선을 지시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외국인들의 구매를 어렵게 하는 공인인증서 개선이 지지부진한 점을 질책했다. 공인인증서를 의무 사용하는 규정은 개정됐지만 일부 카드사에서 공인인증서 대체수단을 개발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활용, 현장에서 별다른 규제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
박 대통령은 논란이 되는 규정을 바꾸는 선에 그치지 말고, 규제 건의의 취지를 살려 외국에서 간편하게 결제하는 방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안전 관련 산업분야와 기후변화와 관련된 새로운 시장을 전략적으로 발굴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 하반기에 예정된 전국 민간 및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한 안전진단 실시계획과 관련, 진단 기술 및 인력 확보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기업의 이익창출 등 성과가 근로자, 즉 가계소득과 소비진작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도입을 검토한 가계소득 확대 세제 도입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미래소득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고 민생경제의 바로미터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확대, 전통시장의 특화를 통한 발전 방안 마련의 필요성도 내놨다.
진행 중인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선 겉으로 보이는 부채감축의 성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근본적 체질개선을 통해 환골탈태 수준으로 공공기관의 DNA를 개조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 밖에도 창조경제의 추진전략 보완, 농업분야의 미래성장 산업 육성, 정책 홍보 강화, 경제활성화 법안 국회 통과 노력 등을 당부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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