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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 한국 증시엔 기회다] (下) 삼성·현대차 배당 낮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업이 좌우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05 17:48

수정 2014.10.24 17:04

"초이노믹스(Choinomics.최경환 경제정책)에 기업이 화답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

초이노믹스가 우선 재정·금융·세제 및 규제개혁 등을 포함한 41조원 규모의 정책패키지를 추진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제개편 발표(6일)와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 통화확장이 이어질 경우 경기 및 소비심리가 회복돼 내수와 증시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투자, 배당, 임금 확대 등으로 화답하면 하반기 국내 경기는 정상화될 가능성도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2기 경제팀의 보폭에 맞춰 기업들이 투자, 배당.임금 확대를 할 경우 박스권 탈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배당 등 세제혜택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부 세법개정안에 개인투자자 배당 분리과세가 포함될 경우 배당투자에 소극적이던 자산가들도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득 연간 2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들도 배당금 금융종합과세(최고 38% 누진세율) 족쇄에서 벗어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홍 NH-CA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일 "기업이익이 훼손되지 않게 충분한 제도개선과 논의가 진행된다면 배당 분리과세 등은 증시 상승에 큰 재료"라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10대 그룹 기업들이 배당확대에 나설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지난 2013년 기준 세계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액 비율)은 36.9%다. 반면 한국은 17.4%에 불과해 20%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는 국내에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기업 배당이 적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지난해 순이익이 국내 기업 순이익의 71%(508억달러)를 차지하지만 배당은 전체의 30%에 그친다. 이 두 섹터와 업종을 제외하면 한국의 배당성향은 42.5%로 세계 평균보다 높다.

이같이 주요 10대 그룹 소속 기업의 사내유보율은 높은데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10대 그룹 소속 상위 20개사 평균 유보율(2013년 기준)은 6204%라고 밝혔다. 이를 제외한 상장사 유보율은 930%여서 5274%포인트 차이가 난다.

반면 유보율 상위 20개사 평균 배당성향은 18.3%다. 이를 제외한 상장기업은 39.5%로 21%포인트 차이를 보인다.

김성민 한양대 교수는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글로벌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수준은 한국 증시에 대한 심각한 저평가 상태의 핵심 원인"이라고 밝혔다.

저성장 고착화.기업이익 둔화 등 바뀌는 경제.증시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간 국내증시는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주가상승률이 높아 투자자 총이득은 글로벌 평균보다 높았다. 2005~2011년 한국 증시 연평균 수익률은 12.3%로 주요국 평균치(10.9%)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한국은 배당수익률이 1.6%여서 중국(0.8%)을 제외한 주요국 중 가장 낮다.

■"기업 변수 고려, 속도조절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중간배당에서 보통주당 500원(시가배당률 0.04%), 우선주당 500원(시가배당률 0.05%)을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중간배당이 예전 수준에 머물자 이날 코스피는 0.31% 하락한 2076.12에 마감했다.

초이노믹스 이후 강력한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과 일부 기관투자가의 실망이 터져나온 것이다. 기업들은 초이노믹스를 당장 실천에 옮기기엔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경영승계, 금산분리 강화, 보험업법 개정,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등 변수가 많아 보폭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미래 투자대비와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사내유보금을 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구조가 많은 신개발 투자자금이 필요한 IT.자동차 업종이 주축이어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을 봐도 IT.자동차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이어서 배당성향은 평균보다 낮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배당성향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사내유보금, 배당 등의 문제는 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미국 같은 차등의결권주식을 허용해 경영권 불안을 해소시켜 주길 원한다.

미국은 표결권 1개인 클래스 A주와 표결권 10개인 클래스 B주 등 다양한 차등의결권주식을 허용한다.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등은 차등의결권으로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자본도 조달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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