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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2세가 지분 사면 기업가치 오른다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4 16:58

수정 2014.08.24 16:58

#.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주신세계는 25일 개점 19주년을 맞는다. 광주신세계는 개점 19주년 이벤트 보다 주가가 급등해 오히려 주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20만원에 안착한 뒤 2년 넘게 2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22일 30만원대로 훌쩍 올라섰다. 매출이 급증한 것도 아니고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한 것도 아니다. 증권가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광주신세계의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탈출을 놓고 힘 겨루기를 하면서 개별 종목들의 주가 역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2~3세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 주가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삼성그룹발(發) 지배구조 개편의 후폭풍이 하반기 들어 다른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정적 경영 승계를 위해, 경영 승계에 도움이 되는 기업, 특히 2~3세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광주신세계 주가 급등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주간 광주신세계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 2년 상승폭보다 더 컸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2012년 3월 17만~18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가 훌쩍 뛰어올라 20만원대에 안착하게 된다. 이후 하루 1000주 아래 거래되는 등 별다른 주가 급등락 없이 2년 넘게 긴 횡보세를 보였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4일부터다. 25만원이던 주가가 거래량이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늘면서 5.40%나 상승했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한 뒤 4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30만5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2일에는 장중 12.1%나 오르며 상한가에 육박하기도 했다. 광주신세계의 이 같은 급등세는 경영 승계와 연관 짓는 분위기다.

광주신세계는 광주 시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각 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법인으로, 1995년 설립됐다. 주요 주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2.08%, ㈜신세계가 10.42%를 각각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두 축을 담당하는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분을 각각 7.3%씩 갖고 있다. 안정적 경영 승계를 위해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광주신세계의 기업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최근 대기업 2~3세가 갖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오른 것은 광주신세계 이외에도 최태원 SK 회장이 지분 32.92%를 갖고 있는 SK C&C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분 31.88%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조현준 효성 사장(섬유.정보통신PG장)이 지분 34.99%를 소유한 효성 ITX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제일모직 재부각 조짐

대기업 2~3세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인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62만7390주)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 다른 기업의 경영권 승계도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대기업 2~3세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은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SK C&C, 삼성SDS, 한화 S&C 등과 물류 업체인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한솔CSN, 한진 등, 광고업체인 이노션, 대홍기획, 오리콤, SK M&C, 한컴 등이 있다.

더불어 종합상사인 대림코퍼레이션, 한화, 삼성물산 등과 교육.레저.유통 업체인 크레듀, 광주신세계 등과 함께 구매대행, 부품업체, 건설사 등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그룹의 창업주는 모태기업의 상장주식을 주로 소유하고 있는 반면 후손들은 주로 성장성 있는 신설 법인이나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가치의 성장이 후손들이 향후 모태 기업의 지분을 물려받는 데 중요 재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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