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가을 등산 주의법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9 09:19

수정 2014.09.19 09:19

가을 등산 주의법은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산에 올랐다가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9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9년~2011년까지 국립공원 내 산악사고로 73명이 사망하고 161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중 사고발생률은 10월이 16.2%(273명)로 가을에 많았다.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권용진 소장은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게되면 운동능력과 반산신경이 느려지고 연부조직의 보호능력도 평소보다 약화된다"며 "이로 인해 낙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며 실제로 돌부리에 걸리거나 부딪쳤을 때 평소보다 손상도가 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칭 후에 등산해야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등산 전 며칠의 기간을 두고 가벼운 평지 걷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먼저 다지고,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도록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는 것이 좋다. 배낭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이하로 꾸리는 것이 좋고 산이나 숲 속의 낮은 기온에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옷을 따뜻하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접었다 펼 수 있는 등산전용지팡이를 휴대해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에 사용하면서 허리와 무릎에 주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릎이 약한 상태에서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무릎 보호대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무릎보호대는 관절을 잡아줘 안정성을 높여주고 연골 손상을 예방할 뿐 아니라, 넘어지거나 접질리면서 생길 수 있는 인대 부상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바른세상병원 박성준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산행을 마친 후 피로감을 느낄 때 냉찜질을 해주면 부종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고, 일교차가 큰 아침, 저녁으로는 온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며 "하지만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만성 요통을 유발하고 심폐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남아 있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산 후유증도 살펴야

등산은 자칫 무리하면 부상을 당하거나 병을 얻게 될 수도 있다. 등산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부위는 무릎, 그 중에서도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흔하다. 슬개골은 무릎을 덮고 있는 삼각 접시 모양의 뼈다. 무릎이 굽혀지고 펴지는 움직임을 할 때 슬개골과 대퇴골(넙다리뼈)이 마찰하게 되는데,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슬개골 연골이 자극돼 말랑해지고 붓게 된다. 등산을 할 때는 경사로를 오르내리면서 무릎을 굽혔다 펴는 움직임을 많이 하게 돼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쪼그린 자세로 집안일을 해왔고 폐경 이후 뼈와 근육이 약해진 40~50대 여성은 연골연화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는 경우, 준비 운동 없이 산을 오르는 경우, 자신의 체력을 넘겨 무리한 경우도 위험하다. 만약 등산을 다녀온 후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지면 연골연화증을 의심할 수 있다. 무릎이 아파 오래 걷기 힘들고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날개병원 송병욱 원장은 "연골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없어 일단 손상되기 시작하면 나아지지 않고 손상 범위가 점점 커지게 된다"며 "연골연화증이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무릎에 이상이 느껴지면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지 점검해봐야한다.
특별히 넘어지거나 부딪치지 않았더라도 차가운 기온에 혹사당한 손목, 발목, 무릎관절 등에 미세 손상이 생겼을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근육통이라면 이러한 통증이 최대 1주일을 넘기지 않지만 관절조직이 손상됐다면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하고 피부가 붉게 변하면서 붓기가 생긴다.
방치할 경우 관절의 강직과 만성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철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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