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문 열기 전부터 북적한 2014 중장년 채용한마당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2 17:12

수정 2014.09.22 22:20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부스를 돌며 채용 정보를 찾고 있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부스를 돌며 채용 정보를 찾고 있다.

"10개월 정도 쉬었네요. 이번에는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더 쉬었다가는 기회가 더 없을까 두렵기도 하고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4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 만난 53세 구직자의 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고용노동부, 주요 그룹과 함께 진행한 이날 채용한마당은 시작 전부터 구직자들로 북적였다. 공식 개막시간은 오전 10시. 그러나 그 이전에 도착한 구직자들은 개막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남보다 앞서 필요한 정보를 구해야 좀 더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양쪽에 위치한 채용안내게시판 앞은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로 지나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곳에서 채용 기업들의 면면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린 것. 이날 채용에 나선 기업은 삼성 협력사 11개와 현대차 협력사 12개, LG 협력사 19개 등 12개 그룹의 116개 협력사와 58개 우량 중견.중소기업, 16개 시간제일자리기업 등 총 190개사. 이들 기업은 유통.서비스직 1033명과 연구.기술직 361명, 사무관리직 263명, 생산.품질직 258명, 영업직 147명 등 총 2081명의 중장년을 채용한다.

채용안내게시판 앞에는 현장에서 직접 경력, 적성에 맞는 기업을 추천해주는 매칭 부스와 경력서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구직자들을 위한 사진촬영 및 이력서 출력장소가 마련돼 구직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행사장에는 대부분 그룹 협력사와 중견·중소기업들의 부스가 마련된 가운데 일부 특이한 부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부스가 대한민국 국방부 부스. 국방부 부스는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 등으로 세분화됐고 각 부문별로 제대했거나 제대를 앞두고 있는 하사관 또는 장교들을 대상으로 취업을 안내하고 있었다. 특히 해병대 취업 담당자들은 해병대 복장을 하고 있어서 관심을 끌었다.

행사장 중앙 통로에서는 지나가는 구직자들에게 이공계가 전공인지를 묻는 노년의 여성이 눈에 띄었다. 이공계 전공자는 주변에 위치한 산업기술인력채용홍보관으로 안내해 정보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대학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했다는 그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나왔다"면서 "정말 좋은 행사로 생각하고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고 말했다.

중장년 채용한마당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40대 이상. 그러나 20∼30대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5월 전 직장에 사표를 냈다는 37세의 강모씨는 "나올 때만 해도 쉽게 새 직장을 잡을 줄 알았는데 경기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면서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4개 기업에 사전면접신청서를 제출했고 5∼6곳 더 면접을 볼 생각으로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유통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36세의 직장인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더 좋은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왔다"면서 "생각보다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부부 또는 모녀가 함께 찾기도 했다. 남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57세의 한 주부는 "남편은 용접관련 일을 찾고 있고 나는 시간제 일자리를 둘러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둘 다 됐으면 좋겠지만 최소한 한명은 꼭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은 행사에 대해 대부분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산중공업의 1차 협력사인 대선이엔씨㈜의 기호진 전무는"해외 플랜트 현장관리를 담당할 베테랑 경력사원을 뽑고자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사전면접신청자 중 적임자가 많아 좋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LG그룹 협력사 삼화콘덴서 직원은 "지난해 이 행사에서 1명을 채용했는데 올해는 능력만 있다면 10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사전면접을 신청한 지원자가 13명이나 되고 현장에서도 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보여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금승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이번 박람회의 슬로건인 '다시 뛰는 중장년, 도약하는 중소기업'처럼 중소기업은 우수인력을 확보해 기업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중장년은 좋은 일자리를 얻어 국가경제에 발전에 기여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박람회에서는 구직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역량 있는 우수인재의 참여를 유도해 채용성사를 높이고 중장년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사전면접신청자 1500명과 현장등록자 5500여명 등 7000여명(추정치)의 중장년 구직자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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