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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男 사망원인 1위' 간암, 경제적 부담 2조4552억원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3 17:44

수정 2014.09.23 22:18

우리나라 40~50대 남성들의 사망원인 1위인 간암이 환자들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주는 암으로 조사됐다. 23일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의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암은 2조4552억원인 반면 위암 2조3963억원, 폐암 1조6638억원, 대장암 1조3795억원, 유방암 9723억원 등이다.

30대에는 사망원인 1위가 위암이고 40~50대는 간암, 60세 이상은 폐암이 많았다. 특히 여성은 간암 환자가 20%가량이므로 대부분 남성 환자였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간암이 1990년에는 6위(4.3%)였지만 2010년에는 4위(6.4%)로 올라섰다.



대한간암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대병원 외과)은 이날 "간암은 생산활동 연령인 40~50대에 가장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지 않아 조기 발견이 늦다"며 "국가에서 간암 고위험군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암, 왜 발생하나

만성간염이 간경변(간경화)으로 발전된 후 간암에 걸리게 된다. 간질환의 원인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 술이나 독성물질, 지방이나 중금속의 과다 축적,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 등에 의한 바이러스 간염,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독성 간염, 자가면역 간질환 등이 발생한다.

바이러스 간염에는 A형, B형, C형, D형, E형 간염이 있다. 간암의 원인은 72%가 B형 간염에 의해 발생하며 C형 간염이 11%, 알코올성 간염이 10%, 기타 7%다.

어떤 원인이든 지속적으로 간손상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다. 일단 간경변증이 발병하면 치료를 받아도 굳어진 간이 원상태로 회복되기 힘들기 때문에 무증상일 때 간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한간암학회 백용한 학술이사(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간암은 간질환에서 발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기 수검률 높여야

간암학회가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암등록본부와 함께 2003~2005년(4522명), 2008~2010년(4596명) 간세포암종 발병자를 공동 조사한 결과 1, 2기에 해당하는 조기발견은 53%에 불과했다.

국가 암검진 사업 대상에 지난 2003년부터 간암이 포함됐다. 하지만 수검률이 38.6%에 불과하다.

따라서 만 40세 이상 중 고위험군은 검진을 반드시 해야 한다. 고위험군으로는 간경변증, B형 간염항원 양성, C형 간염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 환자 등이다.

대한간암학회 임영석 간암등록사업위원회 위원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은 "고위험군의 경우 1년에 한 번 간 초음파검사 및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국가에서 고위험군인 30~60대 남성의 수검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암 발생 예방을 위해 B형 간염환자의 경우 정기 검사 및 교육을 하고 C형 간염은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포함시키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고 지방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만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간암 생존율도 의료수준이 발전함에 따라 높아지고 있다.



간암 5년 중앙생존값은 2003~2008년 17.5개월이었고 2008~2010년에는 28.4개월이었다. 5년 생존율도 1996~2000년 13.2%, 2001~2005년 20.1%, 2006~2010년 26.7%였다.
미국은 2002~2008년 16%, 캐나다 2004~2006년 18%, 일본 1997~1999년 23.1%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생존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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