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년 100엔당 800원대 추락"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25 17:37

수정 2014.09.25 17:37

"1997년, 2008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내년에는 100엔당 원화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2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추락하는 원·엔 환율,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제기된 우려들이다.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세를 방치할 경우 내년에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개회사에서 "달러 강세로 엔 약세는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원화는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으로 약세 전환에 제약을 받으면서 원.엔 환율이 속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수출증가율은 급락하고 있고 기업영업이익은 줄어드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과거 유사한 원.엔 환율 하락 이후 위기를 겪었던 1997년 2008년과 같은 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1997년과 2008년 한국 외환위기는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에 따른 원.엔 환율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돼 발생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내년 중반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원화의 엔화에 대한 절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내년에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엔 환율 추락 전망 : 엔·달러 130엔 시대 재연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엔화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돼 엔.달러 환율이 140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기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정부의 내수 부양의지 등 펀더멘털 요인이 약세폭을 제한하면서 원.엔 환율은 800원대 수준까지 하락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세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외환시장 개입과 내수진작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삼모 동국대 교수는 '추락하는 원.엔 환율의 영향과 대책'이라는 발표를 통해 △외환시장 불안정을 줄이는 미세개입 △내수진작으로 환율절상을 초래하는 과도한 무역수지흑자 축소 △한국은행 금리 추가 인하 △기술력 확보, 수출시장 다변화, 환위험 헤징 및 기업의 노력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금융학회 오 회장은 "핫머니 등 무분별한 자본유입에 대한 거시건전성 차원의 규제와 질서 있는 외환시장 개입, 불황형 흑자 교정을 위한 내수 진작, 한국의 입장과 정책에 대한 국제적 공감 확대를 위한 국제금융외교 강화 등 다각적이고 전향적인 대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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